상대성이론은 처음이지? 과학이 꼭 어려운 건 아니야 1
곽영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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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은 처음이지?

 


이모가 읽고 계신 책에 자꾸 신경이 쓰였다.

‘상대성 이론은 처음이지?’라며 꼭 나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국 학교에서는 참 어려운 것도 배운다고 생각했다. 상대성이론이란 제목 자체도 이해하기 힘든데 이모는 자신이 어릴 때 이 책을 읽었었다면 지금의 삶은 달라졌을 거란다.

하도 ‘읽어 봐야할 사람은 넌데 아쉽다’라는 말을 해서 나도 읽어보겠다고 했다. 어차피 숙제도 해야 하니 겸사겸사 읽어볼 생각이었는데 서평 한두 줄 써보면 좋겠다는 이모의 말에, 서평 한 페이지를 넘기면 용돈 준다는 그 달콤한 말에, 미룰 이유가 없었다. 당장 책을 들었다.

 

총평을 하자면 이 책은 ‘상대성 이론’이라는 제목부터 ‘-500점’이었다가, 점점 모든 것과 많은 일들이 과학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으로 마치며 다시 ‘+10000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책과는 다른 구성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까...보통 사이언스 관련 도서들은 용어의 정의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상대성이론이란’부터 시작하여 그 이론이 어떻게 누구로부터 검증되었는지 이야기 하는 방식이다. 좀 더 친절한 책은 일상생활의 예시 한 두 개정도 들어주기는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사건부터 던진다.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기 전에 알아야할 부분부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유일하게 잘 알고 있었던 (학교 시험문제였기도 했다.)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 이야기부터 뉴턴의 역학이야기, 관성의 법칙과 작용 반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한다. 사실 한자어로 된 용어가 많아 많이 혼란스럽긴 했다. 차라리 영어원서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모의 설명과 함께 매 페이지마다 나오는 한 컷 그림으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에너지가 질량으로 바뀌고 질량이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식으로 증명해냈다. 원자력을 이용한 발전소나, 치료를 위한 방사선 등 인류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이와 관련된 숨은 이야기 같은 부분은 ‘상대성이론 세상 산책’이란 부분에서 볼 수 있었는데 각 챕터를 읽으며 지루할 때쯤 나오는 보너스 코너 같은 느낌이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이모말대로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 ‘서프라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7장의 ‘질량과 에너지’편이었다. ‘김발명’씨가 새로운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데 가장 가까운 은하까지의 거리도 15만 광년이니 새로운 우주선으로 도달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먼 곳까지 한 사람의 생 안에 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속력을 어찌어찌하여 빛 속력의 몇프로 가까워졌다고 한다면 속력대비 질량도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더 빠른 속도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여기까지는 성공 할 수 있다고 착각할 뻔했으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를 빛의 속력으로 달리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론은 질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절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는 사실.

 

소설이 아닌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학교에서 배웠던 용어들을 학교밖의 책에서 이리 만나다니 아주 금세 읽을 수는 없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교과의 일부분이 이런식으로 바뀌었음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교과보다는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어디에서든, 무엇이든 우리 주변 모두가 과학이라는 사실을 읽는 내내 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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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중에 배웠던 내용들이라 해도 관심이 있지 않으면 그저 시험 치룰 범위가 아닌 이상 그리 오래 기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좀 긴 시간 읽고 난 뒤의 요 녀석의 반응이 아는 내용 반, 흥미로운 이야기 반이라 했으니 결론은 지루하거나 재미없진 않았다는 거겠지요?

조카는 (부끄럽다고 한국나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외국학교를 다녔었(!!)고, 한국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지금은 학사일정에 따라 잠시 쉬고 있습니다.) 책장을 너무 쉽게 넘겼고요. 그래서 조카에게는 좀 쉬운 수준인 듯 생각했으나 이론 하나를 설명하는 데 있어 이 책이 끝난 것 같지 않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분야에 워낙 관심이 많은 아이이고. 이미 교과에서 배운 용어와 기초 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교과서 보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네요. 조카의 글을 보니 성인인 저보다 가장 가까운 눈높이였단 생각이 드네요. 종종 이 녀석의 평을 들어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포스팅 하기 전에 간단한 오타정도의 교정은 제가 합니다만, 그래도 초등수준의 글을 생각했던 이모는, 이정도면 참 훌륭하다 박수와 함께 약속한 용돈을 쥐어 줍니다.

 

‘과학이 꼭 어려운 건 아이야’시리즈로 만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저는 조카의 평에 덧붙여 저와는 아주 멀었던 시대의 과학자,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인물 책이 아닌 이상 볼 수 없었던 학자들의 뒷이야기 같은 코너도 마음에 듭니다.

 

저는 또 다른 인문과학 책을 들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김상욱교수님의 ‘떨림과 울림’입니다.

 

이 책도 참 훌륭한데....조카 앞에서 또 보란 듯이 꺼내어 읽어야겠습니다. 빌려달라고 떼쓸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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