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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평점 :
https://blog.naver.com/lu_nim/222970254065
오랫만에 소설을, 그것도 일본 소설을 읽어보았다.
자기계발서적을 주로 읽다보면 기승전결의 흐름과 등장인물간의 긴장과 감정이 느껴지는 소설을 읽고싶을때가 있다.
야쿠마루 가쿠라는 작가에 대하여 전혀모르고,
도서관 신간코너 구경 중 찾았다.
알라딘에서 책 검색하니 댓글이 몇개 있길래 아.. 유명한 작가인가보구나 하고 집어왔다.
대학생 마가키 쇼타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놀고 귀가한 밤, 여자 친구의 메시지가 날아든다.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지겠다'는 메세지를 본 쇼타는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다. 차를 몰고 가던 중 무언가를 치었다는 것을 느꼈지만 공포로 인해 그대로 그곳을 떠난다. 그리고 다음 날, 쇼타는 뉴스를 통해 자신이 친 것이 길을 건너던 노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미래, 가족의 행복, 연인의 웃음.... 죄를 인정하면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들이 너무도 많았던 쇼타는 경찰에 붙잡히고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서 계속해서 눈을 돌리기만 한다. 그러는 한편, 피해자의 남편 노리와 후미히사는 한 가지 '결심'을 마음에 품고 쇼타를 만나러 가는데...
뺑소니 사고를 친 범인을 잡는 줄거리가 아니다.
주인공이 범인이라고 이미 책 표지에 위와같이 적혀있다.
사건이 발생 후 주인공은 4년 10개월형을 살게된다.
그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들간에 오묘하게 얽히게 되는 사건들이 주된 내용이다.
일본소설하면 참신하면서 기괴하거나 공포, 추리소설 느낌들이 생각난다.
소설의 종류나 작가의 특성을 전혀 모른채 마지막 페이지로 한장 한장 넘길수록 도대체 이 소설의 끝은 어떻게 끝내려는건지 참으로 궁금하긴 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와 같이 생각했었다.
피해자 남편인 노리와 노인이 어떤 (일본스러운) 기괴한 행동을 숨겨오다 아내의 사고로 인하여 계획대로 되지 않자, 억지로 그 기괴한 행위를 끝까지 해내기 위하여 주인공을 찾아 가는건 아닌가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일본소설이니까..
개인적 선입견입니다.
이런 결말이었으면 반전과 같은 놀라움은 느낄 수 있었겠지만 전혀 그런건 아니었다.
의외로 소설의 결말은 일본의 반성과 용서를 비는 내용으로 연결이 된다.
정말 의외였다.
일본국민들의 정서상, 그것도 유명 작가가 이런 민감한 주제로 글을 쓴다는게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조금씩 무뎌지고 있다.
국가건 개인이건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비는 행위의 참다운 의미를 알게해주는 잔잔한 소설이었다.
마지막에 눈물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