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젠더 나남신서 1467
스즈키 유코 지음, 이성순.한예린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일본군 성노예(이하 일반적인 명칭인 위안부로 사용) 문제는 여러가지 문제가 중첩되어 있어서 이해와 해결방법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나만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알아야 반대도 하지...

"똥은 안 먹고 냄새만으로도 아는 사람" 은 책을 안읽어도 모든 내용을 파악할수 있고 "전체적으로 그런 기운을 느끼는 사람" 은 책을 보지 않아도 된다지만 불행히도 난 그런 부류가 아니라 모르면 일단 읽어야 된다.

학술적으로 가치있는 책들이 별로 많지가 않은 실정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은 몇 개의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로 민중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역사적 측면에서 일본군의 관여와 책임, 피해자들에게 가해진 폭력과 관련된 연구로 자료를 발굴하여 일본군‘위안부’문제가 전쟁범죄와 국제법위반, 성범죄, 민족차별이라는 복잡한 문제 속에서 존재하였음을 밝히는 연구이다.

두번째로 일본군‘위안부’문제를 젠더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연구로서 가부장적인 한국/일본 사회를 비판하면서 일본군‘위안부’문제를 다루고 있다.

세번째는 일본군‘위안부’문제를 국제법적인 측면에서 연구한 논문이다.

네번째는 일본사회에서 ‘위안부’문제가 어떻게 담론을 형성하고 있는가를 다룬 연구도 있다.

주로 많을 글들이 첫번째와 세번째(한일협정과 외교문서에 관련되서 논문이 많다..ㅡ.ㅡ;;)에 집중되어있으며 특히 잘 알려진 대부분의 한국의 책들은 첫번째 연구를 기반으로 대중적 호소와 동참을 위해 감정적 글들이 많은 편이다.

젠더적 관점의 연구는 한국과 일본에서 꾸준히 이루어 지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는 '적'과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든다고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위안부’ 문제의 방치를 일본인의 전쟁관·전쟁의식 / 식민지배에 대한 무반성 / 천황의 전쟁범죄·전쟁책임 면책 / 가부장적성의식 이렇게 네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스스키 유코는 1991년 9월에 정식으로 ‘성과 천황제를 생각하는 모임’을 조직해서 일본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오는 가부장제와 공창제도 그리고 천황제 문제가 위안부 문제와 연관 되어있음을 밝히고 천황제 페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군 위안부 범죄를 강제성을 띤 국가적인 동원으로 규정한다. 
여기서 강제란 단지 연행당할 때의 물리적 강제성이나 직접적 폭력을 행사하는 곳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만, 취업사기, 유괴, 인신매매 등 다양한 연행형태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여성들의 자유의사와 무관한 강요된 성행위는 강간이라고 고발한다.

일본군이 공창제도를 이용해서 군위안소제도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고 "국가에 의한 범죄는 그 성격상 마땅히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피해자는 국가의 성범죄 피해자로 인정되고 침해당한 인권의 일부라도 회복할 수 있다."(217쪽)고 서술한다.

"또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라는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여성에 대한 조직적인 성폭력과 성범죄가 간과되고 말았으며, 현재까지도 이 조직적 성범죄가 처벌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218쪽)

이와 같은 ‘위안부’ 범죄가 심판 받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 이것이 여성문제이고 이 문제의 미해결 뒤에는 엄연한 성차별주의가 존재한다

무엇보다 위안부 범죄가 방치되는 이유중의 하나인 일본인의 성의식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일본이 근대 공창제도를 두고 여성을 성적 도구로 취급하고 성을 국가가 관리한 역사적 경험이 결국 국가의 위안부 범죄에 이르렀다고 서술하고 있다.

여성의 성을 상품화해서 해외로 수출했던 일본의 성산업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위안부’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일본정부가 일본여성의 해외매춘을 묵인하고 심지어 권장했으며 일본의 식민지가 된 지 얼마 안되는 타이완에서는 창부수출론과 공창설치론이 일기 시작했고 또한 청일전쟁에 이어 러일전쟁 승리 후 조선에까지도 유곽촌을 만들었다.

다른이야기지만 일본의 조선 지배 역사는 조선에 공창제도를 심어놓은 매춘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국가적 성폭력 시스템 아래서 근대 일본여성들은 해외로 나가 '가라유키상'으로 현지에서 강제 매춘을 한 것이다.

일본여성들을 이러한 시스템에 가두었던 국가권력이 타민족의 여성들, 특히 일본 강제점령 하에 있던 여성들의 인권을 존중할 리 없었고 그녀들의 인권을 유린한 전형적인 예가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그녀들을 일본군 장병의 위문품 곧, 성노예화했던 위안부제도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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