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란 무엇인가 - 폭력에 대한 6가지 삐딱한 성찰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현우.김희진.정일권 옮김 / 난장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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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ence: Six Sideways Reflections

질서를 잘 지키는 시위가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현이라는 관념은 어디서 오는가? 
'비폭력' 시위가 바른 시위문화라는 생각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맑스는 '자본'중에서 '본원적 축적'을 다룬 장에서 “폭력은 새로운 한 사회를 잉태하고 있는 모든 낡은 사회에서 그 산파역할을 한다”고 적고 있다.
맑스의 관점에서 폭력은 현존하는 낡은 사회 상태로부터 새로운 사회 상태를 산출하는 물리적 힘이자 해방적인 힘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우리는 폭력보다는 비폭력을, 갈등과 대립보다는 상호적 인정과 관용의 덕목을 더욱 바람직한 것으로 선호 한다.

폭력을 개인적이고 집단적 차원에서 행사되는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행위로만 인식하는 것, 
폭력을 비폭력과 대립시키고 후자를 전자에 비해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규정하고 더 나아가 비폭력과 관용의 정신을 실천하라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가시화되지 않은 진짜 폭력이다.

'비폭력'을 '평화'와 등치 시키거나 '폭력'을 '악'으로 규정하고 폭력, 주관적 폭력이 정상적이고 평온한 상태를 혼란시키는 것으로 보는 관점은 오히려 구조적이고 상징적인 폭력 즉 객관적 폭력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젝은 “'폭력과 싸우거나 관용을 장려하는 우리의 노력'을 지탱하는 폭력을 식별”하라고 권한다.

기든스의 말처럼 문명화(civilization 이른바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칭하는..)는 폭력의 강도를 완화하고 그 빈도를 감소 시키는데, 이는 개인과 집단의 사적폭력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국가의 폭력 독점을 암목적으로 동의함으로서 성취된다

폭력을 포기해버린 저항은 대의/자유 민주주의에 헛된 희망을 걸고 그 공격성을 상실해 버린다.

민주주의 메카니즘을 모든 변화를 이루는데 궁극적 프레임으로 받아드린다는 것은 민주주의 환상이고 바로 이 환상이 자본주의적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

공격성을 상실해 버린 저항은 권력이 정한 한계선을 넘지않는 통제된 저항으로서 지배권력과 이데올로기를 더욱 강화시킨다.

지젝은 '몫 없는 자들' 이 전 지구적으로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진짜 폭력이고 부정의이며 억압이라 말한다.

'몫 없는 자들'에게는 민주주의로 세워진 국가라는 존재 자체가 폭력이다.

지젝은 그들에게 제 몫을 돌려주기위한 모든 '폭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이를 '신적폭력' 이라고 불렀다.

신적 폭력이 발생하는 순간은 자본주의 질서의 근본을 뒤흔드는 하나의 해방적 혁명적 진리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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