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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갑니다, 세계 속으로 - 여행 PD의 출장이 여행이 되는 순간
김가람 지음 / 한빛라이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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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문PD의 여행이야기라니, 여행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귀를 쫑긋하지 않겠습니까. 책을 받은 즉시 그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술술 읽히는 데다가 과하지 않은 유머가 중간중간 톡톡 튀어나오는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작가의 어떤 이야기가 제 마음에 들었을까요. 브라질 따봉을 읽으면서 ‘그렇지, 이게 여행하는 맛이지’하면서 한껏 기분이 고조되었다가, 코발트 광산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아이들 이야기는 여행프로그램에서 자세하게 다룰 수는 없었겠지요. 르포가 아니었으니까요. 편집과정에서 여행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에 맞도록 재단되고 정말 알아야 할 이야기가 손가락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듯이 사라져 버렸겠지요. 그래도 기 기억을 잊지 않고 이렇게 책으로 남겼으니, 작가의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엄마와 함께한 돌로미티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저도 무척 좋아하는 곳이라서요.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닐 때는 배려가 필요하단 걸 알면서도 쉽지 않습니다. 가족도 예외는 아니지요.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 일상의 모든 ‘안 하던 짓’은 그 사람의 삶에 색을 입힌다… 


대체로 쓸모없는 짓이 인생을 다채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낯선 곳에 가서 낯선 사람을 만나고 친절을 경험하고, 내가 다른 이에게 친절을 베푸는 선순환이 자꾸 여행자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 내는 동력이 되는가 봅니다.


책이 술술 읽혀서 저녁 먹고 시작한 책 읽기가 자정도 되지 않아 그만 끝나버렸습니다. 촬영하면서 뭉클했던 장면, 겁나게 고생했지만 그래도 좋았던 장면, 마음이 아렸던 장면에 대한 뒷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작가의 개인적인 역사를 살짝 들여다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모든 이야기의 교집합은 여행과 여행에서 만난 사람입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과 주고받은 이야기들은 다시 여행을 떠나게 해 줄 충전지가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다녀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럴까요. 책을 읽다 보니 토스카나, 돌로미티, 풀리아… 다시 가고 싶어 집니다.


<출판사 서평단 활동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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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빛나서, 미소가 예뻐서, 그게 너라서
김예채 지음, 최종민 그림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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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있지 않나요. 출근길 라디오에서 무심하게 흘러나오던 음악에 갑자기 마음을 뺏긴다거나, 아무 생각 없이 들추어 본 책 속의 한 구절이 마음속으로 훅 들어와서 먹먹하게 하는 그런 거요. 가을이 다가와서 그런가. 원래 말랑말랑한 구절들이 많은 글은 오글거려서 잘 읽지 못했습니다. 근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호르몬에 변화가 생긴 건지 이제 이런 글들을 봐도 읽은 만하고 드라마에서 오글거리다 못해 소름을 돋게 하던 대사들도 들어줄 만합니다.  


일전에 읽었던 말랑말랑한 책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책 속에는 온통 오글거리는 대사들로 가득합니다. 이런 글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우와 대박이라며 좋아하실 겁니다. 지금 사랑에 빠져있는데 적당한 마음의 감정을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도 딱 좋은 책입니다. 아마도 책 어딘가에서 '아, 내가 지금 딱 이런 기분이야'하면서 좋아하실테구요. 그런데 사랑이란 게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그런 거잖아요. 이제 헤어짐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런 사람에게도 위로가 될 만한 구절들이 많이 있습니다. 헤어짐에도 단계가 있잖아요. 이제 그만이라는 생각이 솔솔 나오는 때, 그랬다가도 좀 더 뒤로 미루어보고 싶어 져서 그냥 미적거리는 때, 헤어져서 몇 날 며칠을 이불만 덮고 지내던 때, 안 되겠다면서, 못 헤어지겠다면서 다시 만나는 때, 그러다가 다시 도돌이표처럼 그 모든 번뇌가 다시 시작하는 때, 이제 진짜로 헤어지게 되어 평생을 마음 한 구석에 넣어두고 살아가야 하는 때.


책 속의 말랑말랑한 구절들이 이런 마음들을 톡톡 건드려주면서 너무 아프지 않게 너무 힘들지 않게 위로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썼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책 제목만으로도 오글거리시나요. 눈이 빛나서, 미소가 예뻐서......그게 너라서...... 너무 좋지요. 사랑에 빠졌는데 무엇이면 안 좋을까요.

책 속에 실린 오글거리는 글 하나 들어보실래요.


나는 말야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고운

단어만 골라

너에게

들려주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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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빛나서, 미소가 예뻐서, 그게 너라서
김예채 지음, 최종민 그림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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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 취향인가봐요. 마음에 예쁜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떠오르는 것 같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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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로 가는 길 걸어간다 살아간다 시리즈 4
김혜지 지음 / 책구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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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본능을 자극하는 책이 둘 있었는데, 하나는 <와일드>, 다른 하나는 <나를 부르는 숲>, 여기에 <로마로 가는 길>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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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내 책 -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 난생처음 시리즈 4
이경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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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얼리어답터 같은 사람과는 아주 거리가 먼 채 살아왔다. 대충 남들 다 쓰고 있으면 이제 나도 좀 써볼까 하는 베리슬로어답터로 살아왔다. 그 흔했던 삐삐를 가져 본 적도 없고, 휴대전화도 남들이 다 쓰고 다닐 때 겨우 장만했다. 주변 사람들은 몹시 답답했지만(특히 우리 부장) 나는 하나도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좋았다. 내비게이션도 사람들이 더 이상 약도를 알려주지 않을 때까지 사용하지 않았다. 책도 그중의 하나다. 아내는 집이 몹시 어수선하다면서 이제 책은 다운로드해서 보라고 성화다. 그럴 때마다, 눈이 아프다, 종이책으로 봐야 ‘맛’이 난다며 집안을 계속 어지럽히며 살아왔다. 그러던 내가 난생처음 책을 다운로드해봤다.


왜 안 하던 짓을 했을까.


며칠 전 브런치를 뒤적거리다가 편집자를 업으로 갖고 계신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요즘 출간에 관심이 많아진 탓인가. 완전 몰입해서 몇 꼭지를 순식간에 읽었다. 물론 댓글도 달고.

작가(지망생)는 출판사로 투고를 하고 편집자는 그걸 잘 검토해서 출판 유무를 결정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양반 ‘꼭 같이 일하고 싶은 작가’에게는 먼저 다가가서 말은 거네. 몹시 부러웠다. 투고만 30군데 보내고 열몇 번의 거절과 열몇 번의 ‘읽씹’을 경험한 나로서는 몹시도 부러웠다.


도대체 어떤 작가이길래...궁금증, 호기심, 질투가 스멀스멀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 편집자님의 구독자 중 ‘이경’이라는 이름을 기어이 찾아내고 브런치를 탐독한다. 일단 구독자수는 내가 많다. ㅎㅎ이게 뭐라고 나이 오십에 이렇게 유치할 수가 없다.

오호... 책을 네 권이나 출간하신 ‘넘사벽’ 작가이시다. 브런치에 있는 글로는 진면목을 알기엔 너무 부족했다.


다음날 다른 책을 사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서점에 갔다. 내가 나한테 핑계를 대고 있으니 이 또한 한심하다. 사려고 했던 책을 일찌감치 사서 손에 들고 서가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찾았다. <작가의 목소리>. 책 쓰기를 빙자한 에세이인데 너무 술술 읽힌다. 미안하게도 그만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아니 이러면 안 되는데... 잘 쓴다. 부럽다.

브런치에 구독을 신청하고 살그머니 댓글도 달았다.


다음날 작가의 이전 글이 읽고 싶어 알라딘을 찾아보니 전자책도 출간되어 있다. <난생처음 내 책>. 그래 모든 일에는 처음이 있는 법이지. 안 하던 짓을 해보았다. ‘난생처음’ 책을 다운로드해봤다. 억지스럽지만 뭔가 댓구를 맞춘 거 같지 않은가.


글을 쓰고, 투고를 하고, 편집자를 만나고 책을 만들었던 일들을 담백한 말로 써 내려갔다. 편집자와의 즐거웠던 첫 미팅, 출판사에서 집으로 가던 길에 보이던 바깥 풍경에 왠지 모를 아름다움(?)을 느끼고 가족을 데리고 다시 그곳을 찾은 이야기가 좋았다. 슬쩍슬쩍 만만치 않은 독서량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힘을 빼고 가을날 어슬렁 산책을 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편집자의 역할과 책을 만드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이제 그만)


원래 계획은 사려고 마음먹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 하는 건데, 그만 딴짓을 하고 있다. 뭐 아무렴 어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사족을 붙이자면... 책은 역시 종이책이다.(나는 역시 옛날 사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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