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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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의 입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구라의 한판~<나의 삼촌 브루스 리1>

작가가 쉽게 쓰면 독자도 쉽게 읽고, 작가가 어렵게 쓰면 독자도 어렵게 읽는다더라~

는 말이 있는데요.

이 책을 보면서 이 작가가 정말 쉽게 썼구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읽기 어렵지 않은 책이었어요.

작가가 작품을 쓰면서 흥에 겨웠던 듯 말장난 같고 사족 같은 구라가 거의 반 이상을 차지한 이 책은,

이소룡과 이소룡이 되고 싶었던 삼촌의 이야기가  조카인 ‘나’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요.

전해지는 이야기가 다 그러하듯, 구라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지만,

18대 1의 구라가 의미 있을 듯하면서 종내는 그냥 구라에 머무르는 듯 싶어 살짝 아쉽더라구요.

삼청교육대라든가, 미묘한 시대의 아픔을 아주 경쾌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것은 참 좋았지만,

그 입담이 후일담처럼 아무 새로움도 없고, 작가가 고민한 흔적도 느껴지지 않고,

아픔도 와닿지 않는다면, 구라는 구라의 범주밖에 머무를 뿐 그 이상의 문학적 열매를 맺을 수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구라’의 의미와 역할, 상징 등등 이것저것을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이 책이 구라와 소설에 대한 어떤 의미있는 지점을 포착했더라면 참 좋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명관의 작품을 손에 잡으시는 분들이라면, <고래>의 서사를 다시 한번 확인해고픈 분들이 대부분이실텐데요.

저 또한 그런 기대감에 부풀어있던 지라 욕심많은 독자이다보니 아무래도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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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편지 - 인류 문명에 대한 사색
최인훈 지음 / 삼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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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소설이 취약한 우리문학계에 최인훈 작가님은 역사와 시대를 관통하는 놀라운 작품들을 많이 쓰셨는데요.

개인적으로 시대를 초월한 역사의식과 현실 및 정치의식이 담긴 <회색인>을 보면서

정말이지 작가님의 시대의 맥을 정확히 짚는 안목에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서양의 경우 작품 해제라든가 작가의 사상적 궤적을 좇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빈약한 느낌이라(물론 제 독서량이 일천해서기도 하겠지만요) 참 반가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출판 자체만으로도 읽기 전부터 별 다섯 개를 주고픈 책이었는데요.

 

작가를 넘어 사상가라는 표현이 참 많이 와닿는, ‘내적 망명자’ 최인훈의 <바다의 편지>.

막상 책을 받아본 후 책 구성이나 육성 씨디까지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는 걸 보고,

많은 분들이 공들여 출판하셨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문학 관련 서적을 꽤 좋아합니다만,

속독은 물론 웬만한 정독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읽고 다시 읽고 소제목 파트를 전체적으로 다시 맥을 훑으면서

이런 의도로 이런 제목을 다셨구나 곰곰이 되새김질 하면서 읽고나서야 감을 잡을 수 있었는데요.

내용이 단어 하나하나 농밀함을 가득 머금고,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 가장 주요한 이유겠지만, 풀어내는 문체나 어휘도 고어라든가 한자어라든가 읽기가 그리 수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작가님의 의도가 있으셨겠지만요.

그러나 책 전체에서 작가의 집요하고 치밀한 사유,

그 사유의 발전적 전개가 정반합되면서,

근본에서 출발하고 근본으로 회귀하는 부분을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역사의식과 문제점을 배웠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작가의 사유를 따라가는 즐거움, 환기되는 앎이 즐거웠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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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슈퍼마켓엔 어쭈구리들이 산다 - 슈퍼마켓 점원이 된 신부님과 어쭈구리들의 달콤 쌉쌀한 인생 블루스
사이먼 파크 지음, 전행선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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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아마도 shelf life 유통기한.

그러나 번역자가 후기에서 밝히듯 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이 책의 번안 제목은 <그 슈퍼마켓엔 어쭈구리들이 산다>

소제목도 감각적이고, 역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책이었어요.

어쭈구리의 정확한 의미가 무언가 급 궁금해져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더니 이렇게 뜨네요.


어쭈구리 오픈사전

'어쭈, 제법인데'에서 온 말. 뒤에 구리구리한 느낌의 명사형 어미 '~구리'가 붙어 '어쭈, 너 제법이지만 역시 구리구리하구나,'의 의미로 '어쭈구리'로 쓰임


내용은 전직 신부가 슈퍼마켓이란 공간 안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나 고객의 다양한 군상,을

영국식 위트로 시니컬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해냈는데요.

책은 제가 기대했던 류의 내용과는 조금 달랐지만,

(이를테면 따뜻한 사람 냄새가 마구 풍기는 소통의 장이 되는 참으로 이상적인 슈퍼마켓을 꿈꾸었달까요.)

쿨한 시선으로 전혀 미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슈퍼마켓이란 공간을 보여주는 방식이

나름 꽤 매력적이었어요.

슈퍼마켓 앤드 더 시티(피플)이랄까요.

그런데 이 어쭈구리들이 얼마나 찌질하면서도 친근하게 와닿던지,

언젠가 슈퍼마켓을 떠날거야. 지금의 내 모습은 내모습이 아니야.

나는 좀 더 큰 일을 할 사람이야. 여긴 잠시 머무는 곳이야.

라고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어쭈구리들의 꿈과 삶에 떠드는 이야기들이

국경을 넘어 공감을 자극하더라구요.

고배컨대 문득 슈퍼마켓에서 일해보고 싶다 라는 충동까지 들었답니다.

하지만 슈퍼마켓을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선엔 삶과 시대, 자본주의를 관통하는 날카로움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절제와 탐욕, 슈퍼마켓에서는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다! 허리때를 졸라맬 수도 과소비를 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도 있으니 이게 바로 기적이 아니고 뭐겠는가!

(p.146)


서두름은 우리를 현재에서 멀어지게 만들어 괴물로 탈바꿈시킨다.

(p.186)


이외에도 매니저에게 이야기를 하러 갔다가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되돌아오며

자석같은 마음과 고무같은 마음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서 얘기하는 대목도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나는 사람들을 대할 때 어떤 마음을 갖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했죠.


자석같은 마음은 대상을 불문하고 주변의 모든 이로부터 신뢰를 끌어당긴다. 또한 모든 것으로부터 배움을 얻을 줄 아는 겸손한 마음이다. 하지만 고무같은 마음은 다르다. 그것은 저항의 장기다. 거칠고, 방어적이고, 되튀면서 모든 진실을 밖으로 밀쳐버린다. 또한 위태로운 심정으로 모든 것에 반대해야만 하기에 세상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p.300)


여러분은 어느 쪽에 해당되시나요? 쉬운 얘기인데, 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젠데도

불구하고,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늘 상대 탓만 하고 있던 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인간관계에 변화를 주고 싶으신 분들께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우리는 잠깐 떠오르는 악한 생각 때문에 황폐해지지 않는다. 인간이 황폐해지는 까닭은

그 생각을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기 때문이다(p.222)


끝으로, 개인적으로 신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

슈퍼마켓과 성직자 생활이 좀 더 맞물리거나 지속적으로 삽입됐으면 좋겠다,

에피소드에 그치지 않고 성찰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아쉬움도 살짝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유쾌한 책읽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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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이것 -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담은 60편의 짧은 이야기
존 그레고리 외 엮음, 홍승원 옮김 / 동네스케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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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에 소개된 사연들 가운데 뽑아낸 60여개의 <내가 믿는 이것>.

이 책은 살다보면 누구나 의지하거나 믿게 되는, 삶의 모토라든가 생활신조라든가,

이것만은 꼭 지킨다든가 하는 내용들을 600자 내로 간추린 이야기들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의 온기를 전달받은 양 그 따뜻함에 머릿속이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믿는다는 것은 앎과 함께 삶의 지난한 경험이 녹아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구요.

책을 읽다보면 삶에 우열이 없고, 정답, 오답이 있지 않은 것처럼,

하나하나의 사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아 나도 이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불러서 매주 선데이 디너를 해볼까,

강아지와 산책하는 시간을 의무가 아닌 즐거움으로 해야할 텐데,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져듭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믿는 이것>은 무얼까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데요.

여러분께서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깨달은 제가 제 삶에서 믿는 것은, ‘믿음’이더라구요.

저는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과 그 분이 내 아버지되신다는 것을 믿습니다. 

만질 수 없고, 볼 수 없고, 들리지 않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신가 의심한 적도 있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물음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걸 알고 있지만,

제게 의심이 찾아들 때마다 만나게 되는 진실은, 언제나 하나님은 살아계시다는 것이었거든요.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세상 만물에서 자연의 온갖 질서 속에 하나님의 흔적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이성적으로 설득 당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면, 과연 이 말을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

또한 저는 세상의 모든 동물들은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보내주신 천사라고 믿습니다.

인간에게 자신을 희생하고 기쁨을 주는 동물들...

전 제가 키우는 강아지를 정말 사랑하는데요

비록 녀석과 놀아주는 시간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고,

녀석은 늘 곁에서 잠만 자고 있지만,

그래도 늘 곁에 있는 체온이 있고 털이 북실북실한 이 녀석 때문에 늘 감사합니다.  

   

삶이 팍팍하고 건조해서 너무 재미가 없을 때 이 책을 읽으며 촉촉해질 기회를 가져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바빠서 잊어버린 혹은 잃어버린 가치들을 찾을 수 있는 기회! 가 될지도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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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경이로운 자연 내셔널지오그래피 청소년 글로벌 교양지리 5
내셔널지오그래피 편집위원회 지음, 정호운 옮김, 황은선 감수 / 느낌이있는책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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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만을 모아놓은 <세계의 경이로운 자연>
아니, 아름답고 빼어나다는 말로는 많이 부족해요
선정된 장소를 비록 사진이나마 바라보고 있노라면 경이롭다 못해 자연의 섭리에
경외심을 느끼게 된달까요
이런 대자연의 경이가 우연의 결과라고 불리기엔 너무 거대한 작품이고,
그 거대함 속에 깃든 너무 섬세한 결을 가진 형상에
저는 자연스럽게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조물락 만지시고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특히 이 책은 전국의 지리 교과서 선생님들이 감수하셨는데요
이런 책들이 사회과부도가 된다면 지리과목이 얼마나 재밌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피 사회과부도라니, 정말 꿈인가요? ㅋㅋ
예전에 제가 학교다닐때 지리라는 과목은 그저 암기 과목에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죠
여튼 마치 그 장소에 다녀온 듯이 흥미진진한 시간이었어요
제가 가본 곳도 몇 곳 있었는데 이렇게 책에서 읽자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기분이 새롭더라구요

근데 홍해나 사해가 지리상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시아에 편입되어서 오잉? 했답니다^^

어디가서 아는 척 좀 해야겠어요~ ㅋㅋ

여튼
우리나라엔 제주도 한 곳만이 선정되어서 아쉬웠지만
놀랍고 신비한 곳들이 많다보니 사진에 대한 욕심이 더 많아져서 양이나 질이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마음에 봄바람이 든 양 자꾸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발가락이 간질대는
매우 설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중에 페이지가 추가된다면 우리나라에 요곳도 넣어줬음 하는 소망에서 한컷 올려요~

 

 

 

울릉도인데요 정말 감동적인 곳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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