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평전 :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송하선 지음 / 푸른사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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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전기인데 주로 그의 시쓰기의 연대적 고찰을 중심으로 씌어진, 시인, 평론가이기도 한 우석대학교 명예교수인 저자의 역저다. 미당이 일제의 한국 강점기에 몇 개의 친일 시를 발표한 것 때문에 친일작가로 낙인이 찍혀있는 점에 대해선 '이존책(以存策)', 곧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방책이었다는 점으로 양해한다는 관점을 피력한다.

 

미당은 한국의 현대 문학사에서 특별히 부각된 고유한 시 문학을 정립한 거봉이었다. 그는 상징성이 짙은 시어를 은유로써 구사하고 다분히 불교적 윤회사상을 함축한 점과 특히 그의 산문시에서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 감춰진 전설적 설화를 소재로 선택하여 인고와 기다림의 여성상을 돋보이게 하는 경향은 경탄을 금치 못한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미당을 언어의 마술사라고 극찬하는데 나는 이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1부에서 공자의 삶의 연대적 특징화에 기대어 미당의 연대적 발표시집들에 대한 주제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평전서술의 구조에서 한 인간의 '자유인'으로의 성장 변모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흐뭇한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2부에서는 미당의 대표시 50편에 대한 해설을 싣고 있어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3부에서는 평론들을 소개하는데 특히 고은 시인의 미당에 대한 비판적 평론인 '미당 담론'에 대해 저자가 전적으로 그 잘못됨을 반박하는 담론을 투명하게 펼치는 데 이론(異論)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주어 통쾌하기까지 했다.

미당이라는 한 시인의 문학세계와 한 인간의 삶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교시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아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하고 싶다.

 

2015.12.17, 새벽 배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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