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인생 - 대치동으로 간 클레어할머니
고선미 지음 / 이층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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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흔히들 말하는 육아 황혼기를 보내고 있어 많이 나아졌지만

 

아이의 입고, 먹고, 재우고 등 '생존'과 관련된 모든것을 내가 전적으로 맡아 할 때는

몸과 마음이 참 힘들었다.

'네 새끼 네가 키우는 건데, 뭐가 그리도 힘드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에게 할 말은 없었다.

 

'내 새끼, 정!말! 진심으로 사랑스럽고 이쁜데.

나 힘이드오.. 아이는..이쁜데.. 나 힘이드오.'

 

그저 그런 외침만 속으로 되뇌일뿐이었다.

 

생각해보면,

 

처음이었다.

나의 모든것을 '희생'하는 것도.

아이를 키우는 것도.

엄마가 되는 것이..... 아이를 키우며

내가 먹고 싶은거, 내가 입고 싶은거, 내가 보고 싶은것이 아닌

 

내 아이가 먹으면 좋은 것, 내 아이가 입으면 이쁜 것,

내 아이가 보고 즐기면 좋은 것을 생각했고

 

그렇게 점점 나 자신을 잃어가고

'엄마'라는 역할만을 껴안았다.

 

아이의 먹고, 입고, 재우는 것만해도 벅찼던 나는

아이가 커감에 따라 '교육'에 점점 관심을 가짐으로써

나름의 교육관은 하루가 멀다하고 흔들리는 갈대마냥 이러저리 흔들흔들.

고민과 방황의 나날들이었다.

 

'엄마'도

'학부모'도 처음이었기에.

모든 것이 서툴렀고

모든 것이 멘땅에 헤딩이었다.

 

직장에서 9년차면

어느정도 자리 잡았을 연차인데

엄마의 9년은

매해 새로운 초보엄마의 시작이었다.

 

2018년은,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키고

나도 '학부모'가 된 해였다.

 

입학하기 전 뉴스에서는

올해부터는 학교에서 한글교육부터 한다는 뉴스가 나왔고

그동안 나름의 교육관으로 적기교육 시킨답시고

한글도 다 떼지 않은 상태에서

내 딸을 학교에 보낸 나는

일년 내내 나의 미련함에 한탄을 했다.

 

그리고,

라이딩 인생을 시작하였다.

 

아이 둘을,

거창하게 사교육을 시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예 안다니게 할 수 없는

현실을 난 깨달았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가 둘이다보니

길거리에서 소비되는 나의 에너지가 많았다.

 

간혹,

무엇을 위해서 내가 이러나.

회의감도 들었지만

또 미련한 짓 반복하지는 말아야지하며

회의감이 들 때마다 고개를 젓곤했다.

 

 

 

책에 등장하는 '정은'이의 말과 행동이

참으로 지나치다 생각이 들면서도

나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

 

사실,,

나도 아직 모르겠다.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

"숙제해야지"라고 말하는 것보다

"놀~~~자"라고 말하는 게 더 좋고 그게 맞다 생각하면서도.

 

1학년 그 어떤 학습 준비도 하지 않고

딸을 학교 보낸 후,

내가 겪었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쉽게 그러지도 못한다.

 

'적기교육'을 따라 가느라 헉헉헉했던 우리 모녀.

학교에서 학습과 평가가 모두 이루어지고

부모는 확인만 하는 과정이었다면

나의 마음은 좀 편하였을 듯 한데,

 

평가는 학교에서,

그 평가의 준비는 가정에서.의 분위기 속에서 난 참 힘들었다.

(진심으로, 부모는 아이의 먹고, 자고 입는 생존과 관련된 것과 마음의 안정 등 정서, 인성 부분만을 책임지고 학습은 전적으로 학교에서 책임져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와 학습에 관련된 마찰만 없어도 우리 나라 대부분의 부모자식 관계가 참 좋을텐데......)

 

 

 

'적기교육'이라는 말은,

선행을 어느 정도 한 아이들에게나 가능한 교육이라는 딜레마스런 사실도 깨달았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말이다.

이 소설책을 보며,

지아, 정은, 서윤의 삼대가

행복하려면 어찌해야 될까 생각해봤다.

 

어쩌면........

거시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내가 그리 욕한

선행 영어 금지한 정부의 방침이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생각이 바뀌어야할텐지.

"내가 밖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알아요? 엄마 일하던 때랑 달라요. 밖은 전쟁터라고!"

 

"...."

 

"내가 임원 되려고 그렇게 미친듯이 일하는 줄 알아요? 나 그런 거 관심 없어. 그저 안 잘리고 돈 벌려고 그러는 거라고. 그렇게 악착같이 뒷바라지해서 서윤이만큼은 나처럼 힘들게 살지 않게 하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새벽 출근에 별 보며 퇴근하고 주말도 제대로 못 쉬며 사는 인생. 내 딸만큼은 그렇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본문 중-

 

다들,

너무 힘들게 살아서.

지금 내 삶이 너무 고되서.

 

내 아이만은 성인이 되었을 때 좀 더 여유롭고, 편하게 살겠금 하고픈 마음에서

비롯 된 사교육의 시장이 아닐까싶다.

 

복잡미묘한

돈과 삶의 질의 관계.

그 속에서 적절한 해답을 찾아

보다 현명한 '엄마의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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