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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ㅣ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평점 : 
얼마전 출간된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구매해서 읽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
"노래가 없는 세월의 노래들"을 읽으며 선생님이 <쇼생크 탈출>에서 나왔던 [편지의 이중창]을 들으시곤 나와 같은 감동을 받으셨다는 것이 정말 기쁘고 반가웠다.
나의 삶은 선생님의 삶과 같을 리가 없는데,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같은 노래에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아직도 내가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눈물 흘리고 그리워하는 이유와 같은 것이리라.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며 감동을 받았던 시기는 아버님의 부도와 경제적 사정으로 인한 학업의 중단, 채권자들의 빚독촉에 시달리며 하루하루가 지옥같이 느껴졌던 날들중 하루였다. 우연히 극장을 찾아가 보았던 영화도 좋았지만 극장을 나선 후 한참 동안을 내 귓가를 맴돌며 떠오르는 것은 "편지의 이중창"이었다. 교도소 운동장을 가득히 채운 그 노래가 어두웠던 내 삶에 한줄기 빛을 내려준 느낌이었다.
이렇게 내게 특별한 한 곡의 노래가 선생님에게도 감동을 주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뻤고 할 수만 있다면 선생님과 함께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밤을 지세우고 싶어졌다.
선생님이 느끼셨던 출소의 감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느낌겠지만 아주 조금은 선생님의 그것과 닮아있다는 생각은 다시는 볼 수 없는 선생님을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언제든 내 마음 속에서 볼 수 있다는 기쁨을 내게 안겨주었기에 지금도 "편지의 이중창"을 들으며 이 글을 쓴다.
세상의 다른 누군가도 나처럼 이 노래와 신영복 선생님의 글들로 위로받고 다시 한 번 세상을 살아갈 희망을 찾아내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