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2 - 털보 과학관장과 함께라면 온 세상이 과학 저도 어렵습니다만 2
이정모 지음 / 바틀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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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강의는 쉬운데 조교님 강의는 너무 난해하다'
이 책은 과학 전공 행정가의 칼럼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과학 칼럼인데도 대중을 대상으로 쉽게 풀어쓴 글이라 그런지 술술 잘 읽힌다. 그렇지만 글의 깊이가 없고 내용이 빈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경지에 이르신 노교수님같이 어려운걸 쉽게 표현하는 능력이 빛난다 는 뜻이다.
주제는 내가 좋아하는 동.식물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예전에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베스트셀러 과학서라고 해서 덜컥 사봤는데 대부분 천체물리학에 관한 내용이라 당황한 적이 있다. 또 그책은 저명한 과학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짜깁기한 기자의 글이라 내용은 좋지만 지루하고 난해했다. 내 관심사인 생물학에 관한 대중서라도 다른 책 들은 대부분 분자생물학에 관한 책이많은데, 이 책은 TV다큐멘타리 보듯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코알라나 돌고래, 대나무 등에 관한 글이라 좋았다.
이 책이 여느 과학 에세이와 또 다른 점은 말미에 정치적 의견이 첨부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사회에 대해 의견이 있는건 당연하고 존중되어야한다. 그러나 글마다 이런식이면 이게 과학에세이인지 정치에세이인지 좀 어정쩡 하다. 게다가 저자가 공직에 있는 분 임을 고려하면 문정부에 아부하는 느낌도 들어서 대부분 의견에 동감인 나 조차도 거북하다. 차라리 그럴거면 서민교수의 'B급 정치'처럼 아예 정치에세이를 쓰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생화학이 꽃을 연구하는 학문인줄 알고 선택했다는 저자 소개가 재밌다. 나도 예과때 교양과목으로 유전학(genetics)을 들으러 갔는데 화공과 학생을 만난적이 있다. 석유캐는 얘기는 왜 안하는 거냐고 물어서 깜짝 놀랐었다. 사람들이 이런 과학 교양서들을 많이 읽고 상식과 사고의 깊이를 즐겁게 넓혀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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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 (리커버 특별판)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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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것이 유대인 수용소 생존작가가 쓴 화학에 관한 책일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한가지로 유명한 사람의 다른 이면을 보는 건 재밌지 않을까? 예를들어 아인슈타인의 바이올린 독주회라든지 보로딘(러시아 국민주의 작곡가)의 open lab 강의같은게 있다면 말이다. 나는 '이것이 인간인가'는 읽지 않았다. 왜냐하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었으니, 감명 깊지만 끔찍한 얘기는 또 읽고싶지 않고 보나마나 유대인 수용소얘기는 비슷할 것이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하여간 이 책은 제목이 주기율표니까 수용소와는 관계없지만 독특한 관점으로 쉽게 풀어쓴 과학이야기 정도의 내용일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이책은 단순한 과학 교양서가 아니다. 사실 주기율표와 책내용은 별 관계도 없다. 그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여러 원소들을 어떻게 느끼고 분석하고 추출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이다. 또 이런 원소들은 어떤 성품을 갖는지(아우슈비츠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게 해준 대학동기 산드로같은 강인한 철원소), 어떻게 돈이 되는지(납을 캐는 로트문트와 본인의 니켈추출이야기) 등을 본인의 개인사와 환상적 초단편 소설을 곁들여서 묘사하고 있다. 화학이라는실사구시의 학문과 이에 관한 직업에의 몰두가 세계대전과 파시즘의 광기속에서 자신을 지켜낸 힘이 되었음을 알수있다.
나 같이 물화생지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초자연과학일 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주변물질은 돌, 나무, 금속이라고 뭉뚱그려서밖에는 인식이 안되시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특히 중고생들이 읽는다면 화학시간이 즐거워 질 것이다. 덧붙여 광기와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산다는게 얼마나 행운인지 절실히 느낄 수있는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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