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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의 에세이
이경창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은 이제 막 20살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 저자가 열아홉의 나이에 겪고 생각한 바를 에세이 형식으로 기술한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든(?)저자가 열아홉살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듣기좋은 말을 하기위한 책이 아닐까 라는 첫인상을 가지고 '어디 한 번 어떻게 썼나 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펼쳐보게 되었다.
하지만 보기좋게 틀렸다.
저자는 이제 갓 20세 성인이 된 '공군부사관후보생' 이었다.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안정된'미래가 예상되는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앞서 말한대로, 얼마나 잘 썼는지 보자 하고 읽던 나의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부끄러움과 함께 저자에 존경심으로 바뀌었고, 도대체 난 열아홉살에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특히나, 저자의 생각에 대한 깊이는 또래의 아이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것 같았다.
무엇이 그를 '학생 답지않는 어른스러운' 사고를 가지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동네에 이런 친구가 있다면 정말 맛있는 밥 한끼 사주고 싶은 삼촌 팬의 마음이었다.
대한민국의 여느 고등학생의 일기장이 아닌, 수능이라는 인생의 첫 고비이자 관문을 통과해야하는 '고등학교 3학년' 이라는 압박감과 두려움을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물론, 저자도 책에서 말하고 있지만
100세 시대에 열아홉은 아직 1/5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며 수능이나 대학에 따라 미래가 확정되지 않고 본인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밝은 미래를 꿈꿔도 된다고 그렇게 응원해주고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나의 열아홉 시절을 생각해보며 대학입시라는 목표 하나만을 가지고 치열하게 시간을 보내왔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누군가 나에게 '그때로 다시 돌아갈래?' 라고 묻는다면 나 또한 한참을 고민하겠지만, 결국은 '아니'라고 할 것 같다.
가끔 돈 걱정은 없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그 때로 다시 돌아가서 똑같은 길을 걷게 된다면 굳이 가지 않을 것 같다
(후회없이 잘 해 왔다는 증거일까?...)
이 책의 말미에는 곧 열아홉이 될, 지금 열아홉살인 그리고 이미 열아홉을 지난 인생 선배들의 열아홉살에 대한
질문과 응답으로 마무리한다.
(축구선수 구자철, 과속스캔들로 유명세를 탔던 왕석현 군도 있다)
열아홉, 아무 걱정없이 마냥 뛰어놀아도 괜찮을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책 한권 낼 정도로) 이렇게 깊게 생각하는 청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서평을 마무리해본다.
P.S 정말 기회가 된다면 저자는 어떤 친구인지 만나서 물어보고 싶다 ㅎ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