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모티브 출판사 @motiv_insight

☕️
이 책은 범죄를 sensational하게 소비하지 않는다.
대신 더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꺼내 놓는다.
범죄는 특별한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아주 평범한 판단이 무너지는 순간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이 날카로운 이유는 범죄를 ‘악인의 서사’로만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더 잔인한가를 묻는 대신, 사람은 왜 속는가, 왜 흔들리는가,
왜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구조 안으로 들어가는가를 끝까지 추적한다.

그 시선은 감상적이지 않고, 변명도 허락하지 않는다.
공포, 권위, 조급함, 그리고 한 번쯤 기대해 보고 싶은 마음.
범죄는 늘 인간의 가장 취약한 틈으로 들어온다.
결국 이 책이 해부하는 것은 범죄자만의 심리가 아니라, 무너질 수 있는 인간 일반의 심리다.

그래서 《범죄의 심리학》은 단순한 범죄 사례집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보이스피싱이든, 투자 사기든, 수법은 달라 보여도
작동 원리는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상대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두려움을 자극하고,
신뢰를 가장하고, 마지막에는 희망을 미끼로 건넨다.
이 책은 그 반복되는 공식을 차갑게 벗겨낸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독자는 ‘설마 나는 아니겠지’라는
가장 위험한 안일함을 버리게 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범죄를 예방의 언어로 다시 읽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 책은 범죄를 구경하게 하지 않고, 경계하게 만든다.
뉴스 한 줄로 지나쳤던 사건들이 사실은
사회 전체의 심리적 허점을 겨냥한 정교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책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범죄가 점점 더 지능화되는 시대에, 법만으로는 늦다.
기술만으로도 부족하다.
먼저 훈련되어야 하는 것은 인간의 판단력이다.
.
.
《범죄의 심리학》은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조금 더 냉정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정확한 경계심인지도 모른다.
속지 않기 위해서는 세상을 믿는 법보다,
의심해야 할 순간을 알아보는 법부터 배워야 하니까.
그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유익한 책이 아니라,
지금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 @gbb_mom 단단한 맘, @water_liliesjin 수련 서평단의 자격으로 출판사에서 #도서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단단한맘수련서평단
#범죄의심리학
#모티브출판사
#이기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사랑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 3부작, 이반 투르게네프 <첫사랑> | 머묾 출판사 @meomum_books

☕️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게만 시작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에
가장 불온한 그림자를 함께 데리고 오는지도 모른다.

머묾 출판사에서 나온 사랑 3부작 중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을 읽으며
나는 오랜만에
정말 매운맛 막장드라마 같은 고전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사람의 감정을 뒤흔들고,
이렇게까지 관계를 잔인하게 비틀어 놓을 수 있다니.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극적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묘한 순도와 슬픔이 이 작품 안에는 있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투르게네프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더욱 깊게 다가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떠올렸다.
결국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때
가장 쉬운 문장으로도
가장 좋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꾸며낸 문장보다
살아낸 문장이 더 멀리 간다는 것을,
이런 작품들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증명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덮고 난 뒤에는
나 역시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내 글 속에 더 많은 ‘나의 이야기’를 녹이고 싶다는 마음이 진하게 남았다.
숨기지 않고.
피하지 않고.
내가 지나온 감정과 상처와 부끄러움까지도
언젠가는 문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한편으로는
이 책을 읽는 내 모습이 조금 낯설기도 했다.
어릴 적에는
이런 고전을 붙들고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빠져들었다.
그저 재밌어서,
그저 다음 장이 궁금해서,
인물들의 사랑과 배신과 욕망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의 나는
그때처럼 무조건적으로 책 속으로 뛰어들지 못했다.
이 인물의 감정을 계산하고,
이 장면의 의도를 판단하고,
관계를 해석하면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물론 그것도 나름의 성장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은 아쉬웠다.
그 시절의 나는
조금 더 순수하게 이야기의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갈 줄 알았으니까.

그래서 《첫사랑》은
단지 한 편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고,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쓰려 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첫사랑은 끝나도,
첫사랑을 읽는 마음은
나이를 먹으며 다른 얼굴이 된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그 변해버린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 고전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사랑의 순진함보다
사랑의 잔혹함을 더 오래 보여주지만,
바로 그래서 더 진실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진실 앞에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결국 오래 남는 이야기는
가장 멀리서 가져온 허구가 아니라,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자기 자신의 고백일지도 모른다고.

——

🌌 @woojoos_story 모집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우주서평단
#첫사랑
#머묾
#이반투르게네프
#도서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보에 반대한다 - 희생된 진보의 새들은 연합할 수 있고, 우리는 소외를 거부할 수 있다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우중몽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보’가 답인가? 진짜 ’진보‘란 무엇인가? ’진보‘라는 이름 뒤에 서서 허무와 허상을 건네는 이들을 향한 날카로운 슬라보예 지젝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나 자신부터 우선 ’진보‘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자 바이러스 - 우리는 왜 적대적 인간이 되는가, 카를 융이 묻고 43명의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저널리스트가 답하다
코니 츠웨이그.제러마이아 에이브럼스 지음, 김현철 옮김 / 용감한까치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자 바이러스> | 코니 츠웨이그, 제러마이아 에이브럼스 지음 | 용감한 까치 출판사 @brave_kkachi

☕️
《그림자 바이러스》는
단순히 “내 안의 어두운 마음을 인정하라”는 식의
익숙한 심리학 책이 아니었다.
이 책은 카를 융의 그림자 개념을 바탕으로,
우리가 왜 점점 더 적대적이 되어 가는지,
왜 어떤 사람이나 집단을 보면 유난히 격렬하게 미워하게 되는지,
그 낯설고도 불편한 메커니즘을
아주 집요하게 파고든다.
국내판은 융의 문제의식 위에
43명의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저널리스트의 글을 엮어,
개인의 무의식이 집단의 적대와 정치적 폭력으로까지 번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이 ‘그림자’를
그저 제거해야 할 악으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융은 그림자를
아직 인식하지 못한 욕망,
억압된 인격의 일부이자
의식의 관점에서만 부정적으로 보이는 영역으로 설명한다.
다시 말해,
내가 부끄러워서 밀어 넣고,
착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잘라낸 조각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형태를 바꿔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왜 분노와 수치, 죄책감, 공격성을 부정할수록
오히려 더 그것에 끌려가게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책에서 말하는 ‘가방’의 비유가 오래 남았다.
사람은 아주 어릴 때부터
사랑받기 위해
양육자가 싫어할 본능과 감정을 안으로 밀어 넣고,
그렇게 봉인된 것들이
훗날 우울, 번아웃, 히스테리,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적 동요로 돌아온다고 말한다.
그리고 더 견디기 어려워지면
그 감정은 ‘투사’가 된다.
내 안의 그림자를 타인에게 던져놓고,
상대의 결함인 것처럼 미워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어떤 면이
이상할 만큼 나를 과격하게 흔든다면,
어쩌면 나는 그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비친 내 그림자를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은
관계 심리의 책이면서 동시에
자기 인식의 책이 된다.

더 좋았던 것은
이 논의가 개인의 내면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은 개인의 그림자가
집단의 그림자로 번지고,
그것이 다시 차별, 희생양 만들기,
‘우리와 그들’의 구도,
심지어 국가적 적대와 폭력으로까지 증폭될 수 있다고 짚는다.
그래서 이 책은
한 사람의 상처를 읽는 심리학이면서도,
동시에 우리 시대의 혐오와 분열을 읽는 사회심리학처럼 느껴진다.
내 안의 어둠을 보지 못한 대가가
결국 타인을 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통찰은
생각보다 더 무겁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이 책의 장점은 분명하다.
융 심리학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단지 추상적인 개념 정리에 머물지 않고,
양육, 감정 억압, 투사, 악, 정치, 치료, 꿈, 예술까지
주제를 넓게 엮어
그림자라는 하나의 개념을 삶 전체의 문제로 확장해 보여준다.
게다가 여러 필자의 시선이 모여 있어
한 사람의 주장으로 닫히지 않고,
독자가 자기 자리에서 다양한 층위로 사유하게 만든다.
무겁지만 공허하지 않고,
불편하지만 실제적이다.
무엇보다
내 안의 어둠을 몰아내라고 말하는 대신
그것을 인식하고 통과해야
비로소 더 온전한 자기에게 닿을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라는 점이 좋았다.

결국 나는 이 책을
‘어둠을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내가 왜 어떤 순간 그렇게까지 흔들렸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들추어내는 책으로 읽었다.
빛만 붙잡고 살고 싶었던 사람에게,
어쩌면 정말 필요한 것은
빛을 더 밝히는 일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림자를 끝내 외면하지 않는 용기일지도 모르겠다.

이에 더하여,
벽돌책이라고 할만한 두께의 책이지만, 한번 손에 들리면
술술 읽어나갈 만큼의 흡입력 있는 책이며
처음 알게 된 “용감한 까치”라는 출판사에서 칼융에 대해,
또 내놓는 콘텐츠에 대하여 얼마나 진심 어린 시선이신지를
잘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림자바이러스
#칼융
#그림자
#용감한까치출판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뇌 인류 - 인간을 재정의한 뇌과학의 모든 혁신
이상건 지음 / 김영사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뇌 인류 | 이상건 지음 | 김영사 @gimmyoung

☕️
방대한 지식을 가졌으며, 진정으로 사람을 위하는 <명의>이자 교수인 분이 자신의 전공에 대한 대중서를 쓰면 얼마나 아름다워지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내가 오랫동안 단편적으로만 붙들고 있던 두뇌와 인간에 관한 지식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로 엮어 주는, 지적이면서도 인상 깊은 책이었다.

익히 알고 있다고 여겨 왔던 개념들은 분명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파편적인 인식에 머물러 있었을 뿐,서로 어떻게 맞물리고 어떤 구조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설명하는지에 대해서는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흩어져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 흩어진 조각들을 질서 있게 불러 모아, 마침내 하나의 선명한 이해로 완성해 준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두뇌 인류》의 미덕은, 익숙한 지식을단순히 반복하여 진열하는데 있지 않다.

이 책은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나열하는 대신, 그 사실들이 어떤 맥락 속에서 서로를 비추고 보완하며, 결국 인간의 사고와 행동, 나아가 문명의 형성과 변화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그리하여 독자는 새로운 정보를 덧입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미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얕고 불완전한 이해 위에 놓여 있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자각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지식의 축적과는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이 책은 앎을 더하는 책이기보다, 앎의 구조를 다시 세우는 책에 가깝다.

또한 이 책은 두뇌를 하나의 생물학적 기관으로만 환원하지 않는다.

뇌를 통해 인간의 인지와 판단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그 판단이 축적되어 만들어낸 사회적 질서와 역사적 흐름까지 함께 조망한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 두뇌는 단지 신경과학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 전체를 해석하는 하나의 창으로 기능한다.

그러한 서술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뇌과학을 개별 학문으로 소비하게 두지 않고, 인간 존재에 대한보다 넓고 깊은 통찰로 나아가게 한다.

그 점에서 《두뇌 인류》는 지식을 설명하는 책인 동시에, 인간을 새롭게 읽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은,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다루면서도 불필요하게 난해한 언어로 독자를 밀어내지 않는다는 지점이었다.

복잡한 개념을 과장된 권위로 포장하기보다, 차분하고 정제된 서술을 통해독자가 스스로 이해의 결에 닿도록 이끈다.

그렇기에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개념들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모호하던 인식은 점차 윤곽을 갖추게 된다.

읽는 행위가 곧 정리의 과정이 되고, 이해가 깊어지는 만큼 사유의 시야 또한함께 넓어진다.

결국 《두뇌 인류》는,
내가 겉핥기로만 알고 있던 지식의 조각들을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그림으로 묶어 준 고맙고도 빼어난 책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많은 것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알고 있던 것을 다르게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이 책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부분적인 앎에 만족하던 독자에게 더 넓은 맥락을 제시하고, 흩어진 인식을하나의 질서로 정돈하며,인간과 두뇌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층 더 정교하게 벼려 주는 책.

유익하다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지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오래 남는 멋진 교양서라고 말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두뇌인류
#이상건
#김영사
#신경과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