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인생의 말
헤르만 헤세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이지수 옮김 / 더블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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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인생의 말> | 더블북 출판사 @doublebook_pub

☕️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펼친 책이 아니었다.
마음이 조금 버거워서 괴로울 때,
현존하는 ‘말’ 가운데 가장 나와 닮았으면서도
내게 도움이 될 ‘말’을 찾다가 그냥 손이 먼저 갔다.

더블북 출판사의 <헤르만 헤세 인생의 말>은 책이라기보다
나만의 ‘방’, 숨을 고르는 장소에 더 가깝다.

헤세의 문장은 이상하다.
크게 위로하지도 않고, 정답을 알려주지도 않는데
읽고 나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안을 얻는다.

마치 누군가 내 삶을 대신 이해해버린 것처럼.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명화를 보듯 머물렀다.
한 문장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어떤 문장은 읽는 순간 이해되는 게 아니라
조금 늦게,하루가 끝날 즈음 혼자 있을 때 다시 떠오른다.

“나는 왜 이렇게 서둘러 살았을까.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걷고 있는 걸까.”

헤세의 문장은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마음 안쪽에 질문을 천 가지는 넘게 남겨준다.
그래서 이 책은 평범한 명언집이라기보다
스스로를 마주하게 만드는 기록에 가깝다.

더블북 출판사의 책들을
유독 문장에 집중하여 즐기는 이유도
아마 같은 결 때문일 것이다.
나태주 시인님의 작품을 포함해 이곳에서 나온 책들은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문장을 ‘데려오게’ 만드는 책들이다.

그 문장과 함께 나만의 사유를 하는 그 즐거움이란…
또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괜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진다.
그 누군가는 분명 소중한 사람이리라.

문장을 소비하는 느낌이 아니라 문장을 곁에 두게 된다.

그래서인지 더블북의 책을 읽고 나면
독자가 아니라 문장 수집가가 된 기분이 든다.

<헤르만 헤세 인생의 말> 역시 그랬다.

삶이 복잡해질수록 사람은 더 많은 말을 필요로 할 것 같지만,
오히려 단 한 문장이 하루를 버티게 한다는 걸 이 책이 증명한다.

거창한 깨달음 대신 아주 작은 확신 하나.
“지금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다.”

누가 크게 말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들.
나는 이 책에게
너를 조금씩 나를 다시 정리하기 위해 곁에 두었다고 말하고 싶다.

아마 앞으로도 기분이 흐려지는 날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한 문장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다 읽지 않아도 괜찮은 책
대신 오래 함께하게 되는 책.

오늘도 한 장이 아니라한 문장만 마음에 넣는다.
상냥한 한 문장, 그걸로 하루가 조금은 견딜 만해진다.

🦋
*더블북 출판사 @doublebook_pub 로부터 도서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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