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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의 세 가지 빛깔 -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빌 에번스 그리고 잃어버린 쿨의 제국
제임스 캐플런 지음, 김재성 옮김, 이기준 감수 / 에포크 / 2025년 12월
평점 :
💙블루의 세 가지 빛깔 | 에포크 출판사
☕️
에포크 출판사에서 나오는 도서만의 음악과 예술의 ‘격’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저자는 지식을 과시하지 않고, 감상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대신 맥락과 결을 정확히 잡아준다.
<블루의 세 가지 빛깔>은 그 파란 하늘과 같은 아우라가
아주 선명하게 드러났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블루’를 하나의 정서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블루는 슬픔과 외로움을 뜻하는 색이기도 하다.
영화나 음악, 예술에서 관련된 감정을 다루는 색깔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좀더 면밀한 구석이 있었다.
블루가 어떤 시대의 공기에서 태어나고,
어떤 공간과 연주 관습 속에서 굳어지며,
어떻게 서로 다른 표정으로 분화되는지
세 갈래의 빛처럼 나눠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동안 “재즈를 알게 된다”는 느낌보다
“재즈를 더 제대로 듣게 된다”는 쪽에 가깝다.
벽돌책인데도 술술 읽힌 건 구성 덕이 컸다.
큰 흐름을 먼저 잡고, 그다음 세부로 들어가며,
다시 음악적 핵심으로 돌아온다.
한 번 설명한 개념을 다른 사례로 반복해 확인시키는 방식도 좋았다.
즉흥을 ‘감’으로만 처리하지 않고,
축적된 언어 위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로 다룬다.
스윙이나 타임, 침묵 같은 요소도 추상적으로 띄우지 않고
실제 감각으로 연결한다.
빌 에반스-마일스 데이비스-존 콜트레인의 연관성이
무엇보다 책의 핵심을 구성하고 또 다룬다.
마일스는 문을 여는 사람이고,
빌 에반스는 그 안의 색을 세밀하게 바꾸는 사람이며,
콜트레인은 그 색을 끝까지 밀어붙여 자기만의 언어로 만드는 사람이다.
같은 ‘블루’ 안에 있으면서도 셋의 접근이 다르다는 걸,
이 책의 관점으로 다시 정리하게 된다.
특히 마일스의 절제와 공간 감각,
빌에반승 화성과 터치가 만드는 긴장,
콜트레인의 밀도와 추진력…
이 차이를 “취향”으로만 말하기엔 너무 많은 구조가 있다.
다 읽고 내가 평소 좋아하던 재즈음악을 다시 틀었을 때,
곡이 달라진 건, 다만 내가 듣는 포인트가 달라졌다.
블루가 단순히 우울이 아니라 음색과 리듬, 태도와 역사까지
포함하는 스펙트럼이라는 것.
이 책은 그 스펙트럼을 과장 없이 완전히 보여준다.
재즈를 오래 들어온 사람에게도,
아직 입구에 있는 사람에게도 유효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블루의 세 가지 빛깔 속에서 나는 영원을 헤엄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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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에포크 출판사 @epoch.books 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소중한 도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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