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굴드 - 피아니즘의 황홀경 현대 예술의 거장
피터 F. 오스트왈드 지음, 한경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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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굴드: 피아니즘의 황홀경 | 피터 F. 오스트왈드 |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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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어디까지가 재능이고
어디부터가 생존일까?”

피터 오스트왈드의 서술 방식에서는
굴드를 ‘괴짜’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를 신화로도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의 몸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몸이
어떻게 예술의 형태를 바꿔버리는지
끝까지 따라가게 한다.

굴드는 아픈 사람이다.
통증과 불안, 예민한 신체감각들.
그런 것들이 그의 삶을 계속 흔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그 병을 “불행한 장애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아프기에 더 예민해졌고
예민하기에 더 멀리 떨어졌고
더 멀리 떨어졌기에
오히려 음악을 더 가까이 붙잡았다는 것을
아리지만 기쁘게 표현한다.
희뿌연 옅은 무지개가 결국 비 그침을 알리듯이.

마치
세상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날수록
건반 위에서는 더 깊이 들어가는 사람처럼.

그래서 굴드의 유명한 일화들을 설명할 때의
겨울 외투, 장갑,
낮은 의자에 집착하듯 앉는 습관,
연주 중 흘러나오는 허밍 같은 것들이
그냥 “기행”으로 보이지 않았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그만의 의식(ritual)이었고,
몸을 설득하기 위한
필사적인 루틴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가 무대를 떠났다는 사건(1964)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으로 읽히게 되었다.

굴드에게 연주는
감정을 흘려보내는 일이 아니라
감정을 배치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의 바흐는
차갑게 느껴지면서도
이상할 만큼 뜨겁다!

뜨거움이란
흐느낌이 아니라
정확함 속에서 견디는 열(熱)일 수도 있구나.

피터가 말하고자 하는 중심은,
“굴드는 천재였다” 같은 문장이 아니다.

아픈 몸으로도
끝까지 음악을 선택한 사람.

그 선택이 만든
피아니즘의 황홀경.

그렇기에 굴드에 대해서 이제는
쉽게 존경이라고 부르기보다
무지개처럼 그를 오래 기억하고 싶어졌다.

*이 서평은 을유문화사 @eulyoo 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소중한 도서 감사합니다🙏🏻

#글렌굴드 #피아니스트 #클래식 #현대예술의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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