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힘이 세다
이철환 지음 / 해냄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스트셀러였던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의 첫 소설이어서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다. 소설 속에는 유진이라는 평범한 남자를 통해 힘겨운 삶을 한발 한발 내디디며 앞으로밖에 나갈 수 없는 서민의 아픈 삶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가난과 열등감으로 얼룩진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내는 유진이 중년이 되어 삶의 어두운 터널을 건널 때까지의 긴 시간을 다루었다.

 평생 불우한 삶을 살아내며 자식들에게 대물림되는 가난에 괴로워하며 결국 알콜 중독이 되어버린 아버지, 가족들이 당신 때문에 고생만 한다는 생각에 온통 삶을 절망의 끝으로 몰고 가셨지만 그 운명마저 끌어안으신 가련한 우리의 아버지이다. 시각장애인으로 비루하고 남루한 삶을 살다 가셨으나 마지막까지 유진의 정신적 지주이자 마음의 아버지였던 아저씨, 점점 더 추락하는 삶의 끝자락에서도 유진에게만은 그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비록 불행을 끌어안고 살았지만 그분들의 눈물은 뜨겁고 가치 있다. 그 덕분에 유진은 세상을 배우고, 버거운 인생사를 버티어내 작가의 꿈을 잃지 않은 채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진에게 첫사랑 라라는 자신의 비참한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면서 반면에 마음의 위안이다. 사람은 누구나 그런 햇살을 내면 깊숙한 곳에 간직하고 산다. 끝끝내 끄집어낼 수 없었던 라라와의 첫사랑은 마치 첫눈처럼 아름답다.
 “세상은 때때로 나를 속였다. 세상에 상처 받으며, 내 몸에도 하나둘 가시가 돋아났다. 험한 세상을 건너려면 우선 내안에 흐르고 있는 큰 강을 건너지 않으면 안 되었다.” p.45

 드라마처럼 기구하고 슬프기만 한 운명이 아닌 동화같이 아름답기만 한 이야기도 아닌 우리네 삶을 꼭 닮아 더욱 애잔해지는 책이다. 때론 넘어지고, 불공평한 세상에 한탄하며, 지나간 시절에 후회도 하는 삶에 있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선명하게 깨닫게 되는 진실은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서민은 더더욱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고,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서민들은 눈물 흘릴 수 있어 더욱 강해진다. 삶은 아픔을 통해 앞으로 나갈 힘을 얻는다. 그래서 작가는 눈물은 힘이 세다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