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소비한 시간이 많을수록... 관계가 많아지고 서로에게
길들여진다.. 그리고
서로에게 길들여진만큼.. 우린 책임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만났던 어린왕자.. 그 때에도 그랬다.
어린왕자와 여우의 만남에서
깊고 진하게 울리는 뭉클함이 자꾸만 이 책을 읽게 했었던 것
같다.
자신의 별에 홀로 두고온 장미에 대해 책임을 배워가고
서로에게 길들여졌음을
어린왕자를 오랜 여행길에서 알게
된다.
여행길의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며
어린왕자이지만
어른스러운 것을 알아간다고 해야할까..
어른이 되어 다시 접하며 읽게 된 어린왕자는 그 느낌이 새삼
남다른 것 같다.
어린 왕자의 시각에서 성숙되어가는.. 그리고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는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보고,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이 세상을 살아가며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이해되어지지 않는 것들도 분명
존재한다.
어린왕자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 어린왕자의 눈에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모습처럼
말이다.
어른이란 어떤 존재일까? 혹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가르치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
말하면서도
정작 어른의 삶은 그러한가.. 난 정말 그 나이에 맞는
어른이 되었는가..
어쩌면 순수하고, 진정 자신이 꼭 책임져야 할 길들여진 것에
있어
자기 자신보다도 더욱 소중히 여기는 것을 발견한 어린왕자가
진정 어른이란 생각도 든다.
많은 일들이 이 땅가운데 일어나고 있다. 요즘 버스를 타고
오고가며 생각에 잠긴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내가 오래도록 살아오며, 태어나고 함께한 이 대한민국에
어떠한 책임을 가지고 있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그것이
나의 고민이었다.
어린왕자를 읽으며..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내 안에
어린왕자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그 어른들의 모습이.. 그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는
사실..
나를 사랑하느라, 남은 보지 못하고 내 것을 취하느라 정작
연약한 누군가는 보지 못한다.
문학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다. 누군가의 글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손에서 책을 놓기가 어려운 가 보다. 다시금 붙들게
된 어린왕자...
이젠 순수한 동심의 눈이 아닌, 제법 자란 어른의 시야로
읽게 되었다지만
여전히.. 어린왕자는 내 마음 속 순수했던 길들임에 대해
설레게 하는 것 같다.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