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대화
한창욱 지음 / 다연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타인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 60억 이상의 인구가 한 행성에 모여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만남이 필연임을 고려할지라도 현대인은 타인의 영향을 과하게 받는다. 가장 큰 원인은 정체성 부재다.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며, 자신의 색을 찾기보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원하는 색을 맞추려 노력한다. 극소수의 선구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들의 발자취를 좇으며(우린 이를 '유행'이라 한다.), 이를 정체성과 혼동하는 경우도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고정된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어느 순간 공허함과 마주칠 수밖에 없다. 공허를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SNS를 하고, 가끔 허세도 부려보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건들지 않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자존감은 자기 정체성을 내면으로부터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자신만의 정체성이 있으며 때문에 타인에 의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나아가 이는 타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존감 있는 사람은 자신을 존중할 줄 알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사람들을 존중한다. 이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고, 이런 순환이 많을수록 공동체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렇기에 자존감이 중요하다. 나 자신을 나에게 맡길 것인가, 타인에게 맡길 것인가. 너무 쉬운 문제지만 자존감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이 질문이 너무 낯설다.

 

 

이 책은 자존감이 부족한 현대인들을 겨냥한다. 기저에 깔린 전제는 자존감이 거창하거나 고급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존감은 내가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 지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들을 어떻게 여기는 가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소유가 많더라도 불안에 떠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 아이돌, 배우, 부자들만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대화를 통한 자존감 회복을 꾀한다. 저자는 가장 사소하면서도 필수적인 대화를 통해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 보았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별거 아니라 생각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여서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정반대가 될 수 있으니 작가의 주장에 청개구리처럼 행동하는 건 지양하자.) 5개의 대단원, 97개의 소단원에 나타난 대화법을 통해 우리는 다방면으로 우리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대화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지 알려준다. 본문은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실수에 집착하지 말기,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하기, 경청하기, 잘못 인정하기, 단점 대신 장점 보기, 칭찬하기 등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본문을 이룬다. 좋게 보면 한 번쯤 들어봤을 친숙한 이야기고, 나쁘게 보면 뻔하다는 비판을 받을만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여기서부터 나온다. 역발상으로, 이 책은 우리가 뻔하기 때문에 무시하며 지나갔던 것들을 재조명한다. 앞서 말한 '뻔한' 이야기들은 막상 말하려면 기억나지 않고, 너무 사소한 나머지 실천하는 것조차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우리가 이것들을 중요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사소함은 자존감을 만들고, 자존감은 성공을 부르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하다는 이유만으로 이것들을 가볍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행동의 변화가 불러올 효과를 기대하며 실천에 힘써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비슷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냄으로써 독자가 바람직한 대화법의 공식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97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존감은 물론이고 보다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나의 세계를 돌아보았다. 완벽주의자에 대한 글을 읽을 때 많이 공감되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였을거다. 나는 어떤 일을 하든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쌓여 살았다. 고통스러웠지만 그럼에도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스스로를 학대했던 기억이 났다. 또한 사과에 대한 부분에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고집이 강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 뒤늦게나마 내 잘못을 깨닫고 사과했지만, 이미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후였다. 그때의 내가 이 책을 보았다면 조금 더 나은 지금의 내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마음에 남았다.

    

 

 

한편 앞으로 나의 세계를 어떻게 구상할지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지금까지의 과오를 인정함과 동시에 나 자신을 새롭게 만들 것이다. 책의 모든 내용을 항상 기억할 순 없지만 나에게 인상 깊은 이야기들은 마음에 새길 것이다. 특히 긍정적인 말에 대한 도전을 얻었다. 지금까지 나는 매사를 부정적 혹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지만 지금부터는 긍정의 힘을 믿고 남의 장점을 보고자 노력할 것이다. 또한 나에게 오는 칭찬 또한 감사한 마음으로 받을 것이다. 대화법을 통해 내 자신이 얼마나 바뀔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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