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플 (리마스터판)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세랑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는 매체에 흔히 전시되는 슬픔이 아니라, 현실에서 경험되는 슬픔이 담겨 있다.
그 점에 끌려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있다. 우리 일상에 슬픔이 찾아올 때 우리가 겪는 것은 감정의 홍수나 극적인 드라마가 아니라, 평범한 얼굴을 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50명의 인물 중에서도 특히 배윤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윤나의 서사를 이루는 사소하고 구체적인 묘사에서 ‘윤나’를 향한 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개정판에 새로 쓴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내 판단이 어느 정도 맞는 거 같다.

26명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담임 교사로서, 나는 매일 작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삶의 장면들을 가까이에서 바라본다.
정세랑 작가처럼 ‘26명의 소설’을 쓴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따뜻한 시선으로 인물과 사건의 디테일을 발견해 가고 싶다.

작품 속 인물 최애선의 말을 빌려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아가야, 웃으렴. 겁내지 말고. 팔매질을 하렴. 운동회 날 박을 터뜨리려 애를 쓰는 아이들처럼. 싸우렴. 다치지 말고. 구멍에 빠지지 말고.”
이 문장은 삶을 견디는 방식에 대한 작가의 응원처럼 들린다.
이런 시선과 응원이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정세랑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닮아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