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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니우스 1
야마자키 마리.토리 미키 지음, 이재화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먼 옛 시대일수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고대 로마는 굉장히 흥미로운 시대이죠.
「플리니우스」는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대 플리니우스)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입니다. 사실 고대 로마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아는 것은 많지 않은 저로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어요. 그래서 조금 찾아봤더니 무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더군요. 중간 중간에 있는 작가들의 대담에서 플리니우스 자신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부분에 납득했습니다. 작가님들이 얘기했듯 과거의 인물을 대상으로 한 작품을 쓰기에 정말 딱 들어맞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가 남긴 「박물지」라는 저서를 통해 고증을 확실히 하면서, 그 자신이 어떤 인물인지는 마음껏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굉장히…마음껏 그리신 것 같은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초반의, 말하자면 프롤로그에서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는데 여유롭게 목욕하고 식사를 하는 모습에서요. 제가 찾아보기론 베수비오 화산의 분화로 급히 시찰을 갔다가 유독 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는데, 뭐랄까…찾아본 정보에선 사람들의 대피를 지휘했을 느낌이지만 만화에서 그렇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식욕이 대단했다는 플리니우스의 성격상 일보다 화산 관찰이 우선이었을 것 같긴 하네요.
1권은 플리니우스가 에트나 산의 분화 때문에 총독 대행으로 시칠리아에 왔다가 에우클레스를 서기관으로 삼고, 황제 네로의 명에 따라 로마에 가는 여행을 담았습니다. 황제 네로도 작중 주요인물이라고 해서 내용이해를 위해 대충 알지만 찾아봤어요. 중간에 나온 어머니에 대한 악몽이나 아내 포파이아에 관한 이야기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네로는 폭군으로 유명하게 알려져 있죠. 그만큼 친숙하기도 하고.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제가 어릴 적에 읽은 어떤 책에서 역시 그렇게 나왔던 터라 별로 좋아하는 인물은 아니었는데…알려진 것보다 나쁘지 않은 군주였더군요. 예술 쪽에 시간과 돈을 쏟아붓긴 했지만 서민을 위한 정책을 꽤 시행해서 서민에겐 인기가 많았다네요. 재위 후반엔 점차 망가지긴 했지만, 애초에 어머니 아그리피나의 욕심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그저 소심한 예술가의 인생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사는 승리자에 의해 쓰이는 것이니 더한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황제 네로를 두 작가님이 어떻게 조명할지 궁금합니다.
「플리니우스」같은 책이(그것도 만화책이) 디앤씨에서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국내에 출판되니 반갑네요. 「플리니우스」를 그리는 두 작가님 중 한 분이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지금은 그곳에 살고 계시는 분이라, 고대 로마에 대한 배경과 지식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아요.
카티아의 수수께끼의 괴물, 막바지에 등장할 베수비오 화산의 분화 등 앞으로의 플리니우스와 에우클레스의 여정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