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루의 왕관 세트 - 전2권 레드 라벨 클럽
임서림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적루의 왕관은 레드라벨클럽의 첫 번째 출간작이다. 사실 블라클에 신경을 써왔지 레라클은 책을 받기 전까지 크게 관심을 쏟지 않았는데, 이렇게 첫 작품을 함께하게 될 줄 몰랐다.

 

  임서림 작가님의 소설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전작인 이세계의 황비는 차원이동 로맨스로 궁중암투와 매력적인 주인공들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인데 비교적 가벼운 소설이었다. 그다지 무겁지 않아 즐겁게 읽었기에 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인 적루의 왕관역시 궁중암투 복수물을 표방하고 있어도 결국 두 주인공의 로맨스가 중심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완전히 예상을 뒤엎었다. 이 책은 완벽하게 두 인물의 애증과 복수가 주제다. 그래서 연재되던 글을 본 적 없이 오로지 책 소개만 보고 아무런 정보 없이 읽는데 조금 힘들었다. 아무래도 보통의 로맨스를 기대하는 사람에겐 권하기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이 소설이 재미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탄탄한 문장과 입체적이면서 어쩔 수 없이 인간적인 인물들이 좋은 작품이다.

 

  루시어스와 알렉산드라의 복수는 나로서는 조금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알렉산드라의 아버지 케인에게 가족을 잃은 루시어스가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 왕과 왕비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가능하다. 그러나 연인 피니언과 도망치게 도운 뒤 알렉산드라를 배신한 부분부터 긍정할 수 없었다. 사랑을 이유로 들기는 했지만 그 결과는 진정한 원수가 아닌 무고한 알렉산드라에게 복수한 격이 되지 않았나. 알렉산드라 역시 루시어스에게 연인을 죽인 죄만을 물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알렉산드라의 입장이었다면 아버지의 죽음은 온전히 그의 업보로 여겼을 것이다. 그리고 연인을 포기해 목숨만이라도 살리고 그것을 위안삼아 서서히 옛사랑을 잊어가지 않을까. 어쩌면 루시어스를 사랑하게 되는 일도 가능할, 최선의 결말을 맞을 수 잊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소설의 결말에서 나는 희망을 보았다고 말하고 싶다. 비록 각자 상대에게 끝까지 절망을 안겨주었지만, 두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에서 어렴풋이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리라고 예감했다. 물론 그것은 먼 훗날의 일일 것이다.

 

  바쁘게 지나간 일상에 지쳐있던 참에 즐겁게 읽었다.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과 이 책을 만나게 해 준 출판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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