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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 - 성적의 가속도를 올리는 엄마 아이 팀워크
최성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아이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엄마가 있을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관심이 없는 엄마는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아이의 성적과 장래에 관심이 적지 않은 엄마이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엄마의 역할인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인지 그 경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 혹시 내가 과하게 아이를 컨트롤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노파심도 생기고, 아이의 자발적인 학습 태도를 기르기 위해 아이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는 것이 아이를 방치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한다.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고, 입시 학원 원장을 10년 이상 하고 있으면서 학습 지도에 나름 일가견 있다고 자부하는 나인데도 내 아이 학습 지도에 있어서는 우왕좌왕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나의 이러한 태도는 지나친 기대감에서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 아이는 어느 누구보다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과 기대감이 이랬다 저랬다를 반복하는 갈팡질팡 태도를 만들었을지도...
[아이와 나는 한 팀이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모든 아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학습 불문률은 없다는 게 그동안 아이들을 지도하고 또 책을 통해 배우면서 내가 얻은 결론이기 때문이다. 성향도 학습 환경도 하물며 인지능력까지도 다른 아이들에게 학습 전략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도 한때는 매일매일을 극성스럽게 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였다. 아이에게 넓은 안목과 상상력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첫째 둘째 6세, 5세때 주말마다 크나큰 전지와 달력 뒷면을 이용해 우주와 행성 그리기를 했었다.
엄마표 영어?도 아이들이 우리말 언어를 시작하는 돌 이후 바로 시작한 것은 두 말해 무엇하랴.
내 아이 영재 만들기 프로젝트? 누군가에게 뒤처질세라 결코 늦지 않은 시기에 시작했던 나였는데, 그 의지가 꺾이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 아이는 어쩌면 천재일지도 몰라.' 라는 착각에서 '내 아이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이고 그 중에서도 공부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는 아이일지도 모른다.'로 사고가 급 전환되었다. 극성스런 엄마와는 다르게 우리집 첫째는 국어면 국어 수학이면 수학 영어면 영어를 어느 순간부터 지독히 하기 싫어했따. 물론 아이가 무기력하고 다 하기 싫다고 하는 건 아니었지만 부정적인 아이의 태도는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아이가 먼저 지치기 전에 내가 먼저 포기 해 버리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의 그런 태도는 어쩌면 한때 지나가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엄마의 급한 성격이 아이를 지지하고 기다려 주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냥 '부모'가 아니라 '학부모'가 되려고 애썼다. 학부모, 그러니까 '공부하고 배우는 부모' 말이다. 학교와 학원에 맡겨놓고 그냥 '알아서 자기 갈 길 찾아가겠거니' 할게 아니라, '어떤 길을 가든 아이와 함께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교과 과정은 어떻게 짜여 있는지, 학교 행사는 뭐가 있는지, 대회에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시험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등, 아이가 일일이 찾아 볼 수 없는 정보들을 꼼꼼하게 알아보고 공부했다. 초등학생 아이에게 '네 미래를 위해 전략적인 사고를 하며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것들을 스스로 준비해'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느 정도는 부모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나는 학부모였다. 아이의 학습에 관심도 많고 관여해야 직성이 풀리는 학부모말이다. 하지만 가식적이게도 그냥 여느 부모인척 하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드러내놓고 학부모 역할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내 아이는 이토록 잘 컸노라고 잘난체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엄마와 아이의 학습 팀워크를 다루고 있다. 어떤 이는 이 책의 내용을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아이의 팀워크라는 것이 결국엔 엄마의 정보력으로 아이의 학습 코칭을 전적으로 해내는 일을 말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습 팀워크는 엄마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엄마들이 내 아이 교육을 시작은 하지만, 끝을 보지는 못한다.
왜일까? 아이와 팀워크가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와 환상의 팀워크를 맞춰 나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학부모가 되려면 확실히 학부모이기를 선택하자. 부모인척 하면서 학부모 역할을 해 내기란 할 일이 너무 많다. 일단 좋은 학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엄마의 공부가 중요하다. 아이에게만 공부를 강요하고 엄마는 관리자만 하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엄마의 정보력과 공부는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자.
아이의 영재 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라면 더더욱 공부가 필요하다. 단순히 아이의 영재성은 스스로 자라지 않는다. 영재 교육은 1차 영재학급, 2차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 3차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으로 구별되고 입학 요건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다.
영재학급
-영재교육은 가장 작은 단위인 영재학급부터 시작한다. 영재학급은 개별학교에서 단독으로 운영하거나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인근 학교 3개교 정도를 통합해 운영하기도 한다. 담임교사의 집중 관찰을 통한 추천을 받은 학생이 지원할 수 있고 GED에서 자기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지원한 뒤 별도의 문제 해결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나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된다.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
-영재학급이 개별학교 또는 거점학교를 중심으로 통합되어 운영된다면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은 좀 더 넓은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의 경우 동부, 서부, 남부, 중부, 북부 교육지원청 혹은 직속기관 및 단위학교별, 각 구별 교육지원청 기준으로 나눠 선발하는 식이다. 학교장 추천을 받아야 지원할 수 있다. 선발 과정에 큰 차이는 없지만 합격 커트라인이 영재학급보다 높고 선발 인원도 분야당 20~40명 정도에 불과해 합격의 문턱은 더 높고 좁아진다. 영재교육원 커리큘럼의 장점은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을 선별해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일반 교과 수업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분야를 접하거나 그룹 활동과 토론, 창의 산출물 연구 및 발표를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초등의 경우 영재학급과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의 시험 일자와 시험 문제는 동일하며 중복 지원은 불가능하다.
만약 9월~11월 사이 선발하는 대학부설 영재원에 불합격하면 교육청 영재원이나 영재학급에 지원할 수 있다. 교육청 영재원과 영재학급은 선발 시기가 11월 중순에서 12월 사이로 2차는 시험, 3차는 면접으로 진행된다.
대학부설 영재교육원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이다. 카이스트KIST 사이버영재교육원을 포함해 전국 17개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기관에 따라 지원 자격은 달라질 수 있으며 영재학급이나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 수료 이력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의 장점은 해당 대학 교수가 직접 강의하고 지도하고 그룹 활동을 통해 논문을 완성하는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재학급이나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이곳에서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모집 경쟁률은 최소 10대 1에서 최대 30대 1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내가 영재 교육에 대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안내한 이유는 영재교육은 배움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기회 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영재 교육이 담임 선생님과 학교장의 자발적인 추천으로 이루어지는 시기가 아니다. 전적으로 부모의 노력과 정보력이 있어야 영재 교육도 가능한 시기이다.
나도 20대에 학원에서 영재원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의 수학 시험 대비를 위한 수업을 한적이 있다. 내가 교육을 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과 학교장의 추천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아이들이었다. 자타공인 IQ가 뛰어나고 학업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지금의 초등학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일단 학교 시험이 사라진 상황이라 아이들의 실력을 평가 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모호해졌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과 학교장도 아이들을 평가 할 수 있는 절대 지표가 사라진 셈이다.
이럴때 중요한 것이 바로 부모의 정보력과 실행력이다. 물론, 나의 어린 시절이나 내가 20대에 지도했던 영재원을 준비했던 아이들도 단순히 그 아이들만의 뛰어남으로 영재원을 입학 한건 아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부모의 정보력과 실행력은 부족한 것보다 넘치는 것이 어떤 식으로든 아이에게 좋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정한 법칙을 모든 아이에게 적용할 수 없습니다. 모든 교육은 맞춤형이어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부모와 아이의 학습 팀워크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 책의 리뷰를 마무리하려 한다. 부모와 아이가 환상적인 학습 팀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학습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아이의 학습 성향과 학습 진행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며 체크하고 단계적으로 아이와 함께 단계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다음 단계로 순항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학습 소스를 제공해 줘야 한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을때 까지 이 부분은 전적으로 부모의 몫이다.
숙제하기 싫다고, 피아노치기 싫다고, 책 읽기 싫다고 엄마 눈 속임하고 딴 짓하는 내 아이에게 실망 스러운가. 그럴 필요 없다.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정상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서로 팀워크를 잘 유지해 간다면 경주에서 이길 확률은 점점 더 높아지지 않을까?
달리기 연습 좀 했다고 마라톤에서 우승할 확률만 따져 묻지 않는다면 아이와 엄마의 팀워크 노하우는 점점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위즈덤하우스 나는 엄마다 서포터즈 3기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개인적인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