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세계 작가 그림책 9
존 로코 지음, 이충호 옮김 / 다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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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받긴 했지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는 요즘, 아이들 등원 준비 시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요.  주말에는 전국에 제법 눈도 많이 올거라고 하는데 딱 이 그림책을 보게 되었네요. 

원제는 <Blizzard> 입니다.  미국작가의 존 로코가 열 살 이던 1978년 2월 미국 동북부의 거대한 눈보라에 마을이 갇혔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랍니다.  겨울이면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눈'을 주제로, 그것도 실제로 경험한 일을 이야기로 담았으니 이보다 관심가는 주제가 어디있을까 싶네요.

 

표지그림은 주인공이 가로등 전구 아래까지 눈이 쌓인 마을길에 혼자 서서 만세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썰매엔 식료품 한봉지가 가득 들어있고, 소년의 발에는 테니스 라켓이 끼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계속 눈보라가 치고 있지요.  하지만 어둡고 무서운 느낌이 아닌 밝고 희망적인 기분이 드는 것은 이야기를 읽고 나면 이해가 가실 거예요.

 

이 책은 월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1주일간의 기록이 그림에 다 담겨 있답니다.

월요일, 수업시간에 내리기 시작한 눈은 하교할 땐 이미 무릎까지 쌓여있었지요.  창밖을 보며 어두워진 표정의 선생님에 비해 잔뜩 들뜬 아이들의 표정이 공감이 갑니다.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창밖에 멈춤표지판이 겨우 얼굴만 보이고 있을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그치지 않을것만 같은 눈보라에 주인공도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눈이 멈추고 현관문을 열 수 없어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올 지경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푹푹 빠지면서도 아주 즐겁게 놀았습니다.  하지만 썰매도 소용없고, 걷는건 너무 힘들었습니다.

수요일엔 아빠가 삽으로 차고에서 도로까지 길을 냅니다.  아이들은 눈속에 굴도 파고 이글루처럼 놀이를 합니다. (저희 집 아이들은 정말 이게 있을 수 있는지 매우 신기해하고 한편으론 부러워했지요.)

목요일이 되어도 제설차는 오지도 않고, 음식은 점점 고갈되어 갑니다.

금요일, 드디어 주인공은 큰 결심을 합니다. 책에 나온대로 발에 테니스 라켓을 매달고 마을 슈퍼마켓에 혼자 다녀오기로 결심합니다.  몸이 가벼워서 가게까지 가는게 제일 용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토요일, 가게로 가는길에 이웃집마다 들려 심부름할 것들을 부탁받아 갑니다. 

그리고 혼자 온 마을을 휘젓고 다니며 슈퍼마켓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슈퍼마켓 장면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가 혼자 가서 지치고 추웠지만 꾹 참고 이웃들의 심부름 목록까지 모두 챙겨서 다시 돌아오는 임무를 완성하는 부분이었어요.  그리고 가게 주인이 전화로 주인공의 집에 아이의 안부를 전해주는 것도 참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주인공의 활약으로 이웃들과 기분좋은 웃음을 주고 받고 일요일엔 드디어 제설차가 마을에 진입하게 됩니다.

 

다시 학교에 가야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어른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네요.

따뜻한 배려심과 도전정신을 가진 주인공의 마음도 예쁘게 느껴지고 그림도 폭설이 내리지만 포근한 느낌이 드는게 참 좋았던 그림책이었습니다.

글밥은 한줄 내지 두 줄 정도인데 주인공의 마음을 같이 느끼다 보면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답니다.  이 겨울 아이와 함께 읽어보세요.

 

 

* 이 서평은 다림출판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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