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한 도둑 - 책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책을 사랑한 도둑 ㅣ 나무그늘도서관 2
김현태 지음, 홍민정 그림 / 가람어린이 / 2014년 9월

가람어린이 출판사의 나무그늘 도서관 시리즈 두 번째 책 <책을 사랑한 도둑> 입니다.

작가 김현태 님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남기는 머릿말을  통해 책에 대해 흥미를 잃었거나 책의 참된 가치를 아직 깨닫지 못한 친구들을 위한 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가만히 저자의 이력을 보니 어린이들의 독서와 자기계발을 위한 책들을 주로 쓰셨네요.

주인공 대호는 책읽기를 아주아주 싫어하는 초등학생 입니다.  책읽기보단 문방구에서 사 모으는 카드가 훨씬 재미있고 시리즈별로 착착 모아질 땐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공격능력과 방어능력이 최고인 만능카드 '열 개 눈 요괴' 카드가 대호가 가장 갖고 싶은 아이템 입니다.

거의 매일 문방구를 찾아가 뜯어보기 전엔 어떤 아이템이 뽑힐지 모르는 카드를 사대는 통에 대호는 '카드 대마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대호가 불필요한 카드를 사고나 면 꼭 반친구 들에게 버리듯 나눠줍니다.

학교 숙제로 책을 읽어야 하는데 같이 서점에 가자는 엄마의 기분좋은 권유도 그냥 지나치고 대호가 책값만 받아서 알아서 사오겠다고 합니다.

하교길에 서점을 가려던 대호는 자꾸 아른거리는 열 개 눈 요괴 카드 때문에 그만 문구점에 들러 '한번만 더'를 되뇌이며 헛돈을 쓰게 됩니다.

결국 책을 사기도 전에 카드사느라 돈을 다 써버린 대호는 서점에서 책을 훔쳐오기로 마음먹습니다.

서점 주인 할아버지 몰래 책을 숨겨나오던 대호는 그만 들키게 되고 할아버지에게 호되게 혼이 납니다. 반성의 눈물을 뚝뚝 흘린 대호에게 할아버지는 낡은 책 한 권과 손주가 필요없다고 놔두고 간 카드 꾸러미를 대호에게 선물로 줍니다.  물론 그 카드 꾸러미 안에는 대호가 갖고 싶어하던 요괴 카드도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대호에게 카드나 게임기 같은 것은 늘 새로운 것이 나올 때 마다 금방 싫증이 나게 되고 노는 즐거움이 잠시일 뿐이지만  책 속에는 더 큰 보물이 있으니 한 번 찾아보라고 조언합니다.

다음날 대호가 서점 할아버지에게 받은 요괴 카드를 들고 학교에 갔지만 다른 새 놀잇감을 가져온 친구에게 관심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조금 이해하게 된 대호는 서점에서 받아온 낡은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은 조선시대의 책벌레 이야기 였는데 대호도 모르게 책속으로 빨려들어가 주인공으로 부터 책의 즐거움을 스스로 체험하게 되고 현실로 돌아와서도 책에 푹 빠진 아이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일러스트가 대호와 주변 친구들 모습을 익살맞으면서 사실적으로 표현해서 아마 장난꾸러기 독자들은 자신의 이야기인 것 처럼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 카드놀이나 게임기를 책보다 더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요즘 상황에 대호의 심리묘사와 행동을 읽으며 어린이 독자들이 깊은 공감을 할 것 같습니다.  기왕 책을 읽어야 한다면 대호처럼 어떤 계기로 인해 책을 가까이 하고 조금씩 습관으로 바뀌어 게임이나 카드보다 더 중요한 보물과 재미를 독서를 통해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면 이 책을 최고로 잘 읽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