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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서 유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488
오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8월
평점 :
오은의 시(詩)는 흥겨운 테크닉으로 보아야한다. 개성넘치는 코메디를 대하듯 마음속에 미소를 담을 수 있는 독자라야 시(詩)에서 제대로 말놀이를 즐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예전에는 너무 난해(難解)해서 의미도 깨닫지 못한 채 책장을 덮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일까 시인은 재미있고 쉬운 언어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은것이다.
문자의 유희(遊戱)라고하는 말의 놀이는 곱씹어 보기 전에 곧 바로 알아듣는 예민함이 있어야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이것이 잠시라도 빈 공간이 차지하기 전에 웃음으로 변해버린 말놀이의 특성이다.
말속에 양념을 비벼넣고 말밥을 만든다. 그리고 말맛을 느낄 수 있게 같은 글자를 다르게 해석해 낸다.
내가 이런 말놀이를 가족들 앞에서 자주 사용하는데 대부분 썰렁한 개그라고 무시해버린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등장하는 시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아저씨가 아!.. 저... 씨가 되면 욕설이 된다. 모자를 못 알아듣는 사람에게
모자라니까로 강조하면 ‘모자람“이 되고, 속이는 것은 속없는 겉이 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홀에서 사람이 빠져 나가면 홀로된 홀로 빨려 들어가는 침묵이 있다"에서 홀과 혼자가 같은 글을 사용하고 있음을,
"늦은 밤, 취해 돌아온 남편이 방을 열면 무섭던 호랑이가, 너무 취해 무서움이 사라진 종이호랑이(마누라)가 튀어 나온다"고 하는 말은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을 가리키는 속담에서 얻어 온 말일게다. "마음이 한번
마음먹고 얼면 봄이 돼도 녹지 않는다"는 등 재치있는 코미디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말 유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태를 비판하는 말놀이도 있다. 너무나 현실에 무감각한 사람들, "귀에 들리는 것만, 눈에
보이는 것만 듣고 보는 몽매한 TV대중들"이라든가 네 속 or 내속에 뜨거운 것은 감추고, ”덤벼드는 주먹 앞에서는 알아듣지 못하는 척“, ”속으면서도 속는 줄 모르는 살덩이가 되어 버렸다“. ”도저히 판단할 줄
모르는 쪼그만 두뇌로 들쥐처럼 따라만 다닌다“. ”들려준 이야기는 내 뱉을 자리가 없다“. 그래서 ”말 귀는 금새 어두워진다”와 같은 무관심한 대중을 비판하는 내용도 있다.
또 “책 밖의 주인공은 허송세월을 즐긴다”, “다문 입으로 다 읽은 책은 말이 없다”, “다문 입으로 읽다만 책은 말이 없다”와 같이 책을 가까이하고 지식을 활용하라는 충고의 말도 잊지 않는다.
"갈데가 없어서 산을 찾는다. 갈대 그늘 아래서 갈대를 쳐다본다. 이곳은 갈대(데)가 있어서 좋다". 에서는 걀대와 갈 곳을 한 곳에 모아쓴다. "우리는 우리들 속에 갇혀있다, 혼자서는 살아 갈수 없는 집단적 동물이다,
우리속에서 밖을 봐도 온 세상은 모두 우리 뿐이다".등 참 재미있는 말놀이다.
그런데 해설의 첫 머리에 나오는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이라 제목의 그림에 대한 평은 그의 저서 [너랑 나랑 노랑]에서 알 수 있듯이 회화에 탁월한 혜안을 가진 작가의 전문가적 실력이 아니면 아무나 쓸수있는 평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