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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질 연애질
라라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하여 껍질안에서 쪼곡 어미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것을 줄탁동시라고 한다. 알밖의 어미악과 알속의 병아리가 동시에 껍질을 쪼아야 어미닭과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만날수잇다는 뜻이다. 연인이되고 부부가 되는것도 다때가 있다. 서르의마음이 커져서 더 친밀한 관계가 되길 원하는 때에 진심을 나누지 않으면 관계의 진전은 소원해진다. 시간이 갈수록 상대방의 마음을 의심하는 일이 잦아지거나 작은일에도 서로의 반응에 민감해지면서 신경이 곤두세우다 보면 연애감정도 변하기 마련이다. 연애란 결국 나를 알아주고 내가 의지할수 있는 짝을 찾는 과정이다. ............p.125
요즘 남편과 둘이서 보는 프로그램중에 '짝'이라는 프로가있다. 처음에는 뭐 저런걸 방송에서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나만의 짝을 찾지못해 저렇게까지 방송을 통해서라도 필사적으로 누군가를 찾아야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얼마나 자신이 원하는 짝을 찾지 못하였길래 방송을 통해서라도 저렇게 찾길 원할까 하는 마음에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결혼전에 느꼈던 짝없는 외로움을 이제는 싸~악 다 잊어버렸음이 분명하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고 살아가기 바쁜데 언제 과거의 어느시점에서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금 떠올릴 여유나 있나 싶다. 정말 오랫만에 이책을 보면서 나도 사랑을 불태우던 청춘이 있었구나. 그래.. 그땐 정말 좋았는데..라는 과거회상을 할수 있는 내삶에 하나의 쉼표를 던져주었다.
20대에 느꼈던 그 연애라는것이 시간이 지나고 난 지금에 와서는 어찌 그리도 고운빛깔로만 내 기억속에 남았을까..
대학에 들어서면서 연애라는 그 찬란한 꽃이 주위에 만발하였고 다행인지 싶게 주위의 풍부한 인적자원(^^;)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고 많은 이별도 해보았다. 그 이별의 순간이 설령 아프고 힘들었다해도 또 다른 누군가와의 사랑이 그 아픔을 채우고도 남았으리라.
남자친구도 많았던 탓에 밤새 어깨동무를 해가면서 술잔을 기울이던 그 날들이 어쩌면 여자친구들과 함께 수다를떨며서 시간을 보내는것보다 더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다. 남녀사이에는 친구가 없다는 그런 말이 내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행인지 대학을 졸업하고 아이를 둘낳으면서 키우고 있지만 내가 아이를 출산했다고 서울에 사는 친구가 집까지 내려와 얼굴을 보고 아이랑 건강하라는 덕담까지 잊지않고 가는 대학 남자동기가 있다. 어쩌면 그 친구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분류인 친구인듯하다. 아직 그친구가 결혼을 하지 않은 솔로라서 이러한 일을 할수 있다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난 그친구의 그런 변치않는 마음이면 된다. 14년이 넘어서는 그친구와의 우정은 1,2년동안 서로 연락하지 않는다해도 어느날 문득 걸려온 전화에도 어제만난친구처럼 한시간을 넘게 수다를 떨수있는 그런 추억을 공유한 친구이니까말이다.
우라질... 연애질이라니.. 청춘만이 즐길수 있는, 아니 굳이 청춘이 아니더라도 연애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즐길수있다지만 어쩌면 다 때가 있는것이다. 즐길수 있는 때를 놓치고 있는 꽃다운 이들이 많다니 안타깝다. 남자와 여자가 기본적으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에 대한 일방적인 기대가 환상을 만들어가고 어딘가에 있을 왕자와 공주만을 찾는다면 그 안타까운 청춘이 시들어가는 모습을 거울을 통해서 보게될것이다.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리고 있다. 이 비가 그치면 겨울내 메마르고 움추려있던 그 싹들이 눈을 뜨고 나타나겠지. 봄비가 대지를 적시듯이 이책이 아직도 사랑에, 연애에 서툰 이들에게 단단히 닫아놓았던 그마음에 촉촉하고 윤기있는, 그래서 그 누군가가 살짝 건드려도 탄력있게 마음을 열어젖힐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