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폭스 갬빗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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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인간 장교가 구미호 장군의 영혼과 합을 이뤄 펼치는 우주전쟁 이야기
▷ 두마디 : 나의 상식이 모두에게 상식이 아닐 수도 있고, 반드시 그러할 필요도 없다.
▷ 추천대상 : SF, 우주, 전쟁, 군대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
▷ 이미지 : RPG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의 스킬 트리
(미친듯이 뻗어나가는 스킬트리의 가지들에 질려 게임 포기함)
▷ 깔때기 : 왜 미래 이야기는 죄다 전체주의로 그려지나?
▷ 색깔 : SF/우주/판타지/전쟁/군대/전설/역법
▷ 읽기난이도 : ★★★★☆
▷ 삼천포 : 물리, 게임

'구미호 장군'의 영혼을 흡수한 우주 제국의 젊은 장교, 켈 체리스
그녀의 우주 함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우주 요새 공성전!


우주 제국 '육두정', 본래 '칠두정'이었으나 이단 분파인 '리오즈'의 소멸로 육두정이 됨.
* 분파
켈 : 전투
슈오스 : 수학
안단 : 문화
니라이 : 과학
라할 : 치안
비도나 : 교리
리오즈 : 철학(이단 분파로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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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쪽에 육박하는 분량. 첫 100여페이지까지는 징그럽게 안 읽혔다. 우주를 좋아한다고 해서 꼭 SF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거기에 익숙하지 않은 단어와 개념들까지 등장해 몇번이고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며 읽어나갔다. 도중에 그만둘까 생각도 했으나 어쩐지 지는 기분이라 끈기를 가지고. 100페이지를 넘기자 진도가 잘 나간다.대략적인 세계관과 단어들을 이해하고나니 재미가 붙은 것이다. 탄탄한 구성에 긴장감까지 더해져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짜릿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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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왜 미래 이야기의 사회체제는 전체주의로 설정하는걸까? 이 작품을 딱히 '미래'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어쩐지 내가 모르는 다른 우주에 이미 일어났을 법한 일이라고도 생각이 들었으니까) SF 소설이 아니더라도 전에 읽었던 '소멸 세계'나 '디스옥타비아' 등등 미래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은 거의 사회체제가 전체주의었다. 왜 그럴까? 지금의 사람들은 미래에 '통제'받는 것을 당연한것처럼 여기는 것일까? 조금 슬퍼졌다. 과거의 '자유'에서 미래의 '통제'로 이어지는 길 어느 지점에 놓인 나는 자유와 통제중 어느쪽에 익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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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익숙치 않아 그렇지, 주제는 익숙하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그러한 투쟁. 독재 체제에서 민주를 부르짖던 이들과, 노예해방운동이 그렇다.
강력한 통제로 완벽을 추구하려는 것 자체가 기이할정도로 비뚤어져 보인다. 물론 누구나 크거나 작게 어느정도의 완벽주의는 가지고 있을것이라 생각은 한다. 그러나 완벽한 한쪽이라는 게 어디 있겠냐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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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중간 중간 동양적 요소(콕 찝어 한국 소재!!!)가 등장해서 반갑기도 하다. 채소 절임이라고 하는 건 아마 김치를 말하는 거겠지. 쌀밥이나 생선구이, 고사리 무침 같은 거. 이게 뭐라고 난 또 배가 고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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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기계 3부작중 1권인 나인폭스 갬빗(Nine Fox Gambit).
구미호의 수? 구미호의 꾀? 여하튼 뒷 얘기도 상당히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어려운 세계관과 용어들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으니(마음이 동해지는 시간은 하루일수도 나흘이 될 수도 있으니까 흙흙. 그러느라 그 동안 책을 못 읽어서 슬펐다.) 다음에 출간될 책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전쟁의 요체는 속임수야. 상대방의 카드를 바꿔치고, 술에 약을 타는 것, 그래도 상대방이 굴복하지 않으면 가족을 인질 삼아서라도 굴복시키는 것, 그게 바로 전쟁이라네. - P179

게임은 규칙을 통해 어떤 행동엔 제약을, 반대로 어떤 행동엔 이점을 제공하지. 물론 속임수를 써서 규칙을 흩트려 놓는 경우도 있지만, 거기에도 대가가 존재하는 법이니까. 이 또한 중요한 행동 교정의 요소라 할 수 있지.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실 세계에선 아무 의미도 없는 카드, 토큰, 기호가 게임 세계에선 엄청난 가치와 중요성을 가지게 되지 않나? 이 또한 게임 규칙 때문이지. 이에 비추어봤을 때, 모든 역법 전쟁은 서로 다른 규칙들이 경쟁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걸세. 그리고 그런 역법들의 원동력은 사람들의 신념 체계인 것이고. 역법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이런 식으로 게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네. - P303

우주는 죽음을 연료 삼아 돌아간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경이로운 기계 장치도 엔트로피로의 전환을 멈출 수는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죽음과 공조하거나 죽음을 방관하는 것뿐이다. 다른 길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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