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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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고아인 설이가 상류층 학교에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성장이야기.
▷ 두마디 : 아이들은 제어의 대상이 아니다.
▷ 추천대상 : 부모님 및 교육자.
▷ 이미지 : 별.
▷ 깔때기 :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하고 있나.
▷ 색깔 : 소설/성장/인생/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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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ge.

그들이 내 부모인 것을 생각하면 나는 이 세상에 둘도 없이 멍청하고 인간성은 거지 같은 쓰레기여야 옳았다. -109p.

어떤 날은 와이파이가 켜지고 어떤 날은 꺼지고, 어떤 날은 스마트패드를 허락하고 어떤 날은 금지했다. 어떤 날은 웃으며 달래고, 어떤 나은 야단치며 빼앗았다. -166p.

그들은 각각 최고의 것을 눈앞에 놓고도 그건 하나도 좋은 게 아니라고 손발을 내저었다. 가족이란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세상이다. -177p.

세상에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끝까지 확인하지 못하고 흘려보낼 수밖에 없는 어떤 일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238p.

곽은태 선생님의 반석 같은 어깨 이에서 엉덩이춤을 추며 자랐을 시현을 한없이 부러워한 시간이 있었다. 그곳에서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 두드리기만 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지는줄 알았다. 하지만 부모의 어깨 위도 알고 보면 멀미 나게 흔들리는 곳이었다. 이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어깨는 없다. 그렇게 당연한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2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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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서평단에 뽑아주신 아독방 @a_dok_bang 과 한겨레출판사 관계자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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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카이캐슬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연일 사람들의 입에서, 인터넷 기사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봐왔던지라 어떤 내용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하여 소서판스카이캐슬이라기에 무슨 내용인지 몹시 궁금해졌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내용과는 많이 다르긴 했으나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는 충분히 알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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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 가독성이 끝내준다. 앞선 책 <별사탕 내리는 밤>을 읽은 직후 건조기 돌아가는 걸 기다리느라 자정이 넘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중간에 접을수가 없어서 끝까지 다 읽어내렸다. 재미 있고, 눈물 나고, 반성을 이끌어내는 울림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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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없다. 어릴 때도 그랬고, 뭔가를 하다가 싫증이 나면 그냥 관뒀다. 나는 섬에서 자라며 자연친화적인 유년을 보냈기에 내 아이도 나처럼은 아니라도 매 순간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도윤이에게도 공부는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독서는 시시때때로 권유하기는 한다) 나는 행복한 시간으로 보낸 유년을 내 아이에게 스트레스 가득한 시절로 강요하기는 너무 비열한 짓 같아서이다.
물론 걔가 공부를 하고 싶다하면 도와줄 것이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렇지 않다하면 강요하진 않을 것이다. 그 아이의 장래희망은 계속 바뀌고 있다. 목수였다가,요즘은 사냥꾼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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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설 속 시현이나 다른 아이들의 부모가 이해가지 않았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해도 어차피 타인일 뿐이다. 어른조차도 소화해내게 힘든 스케쥴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부모. 그래서 시현이는 째진눈을 하고 거친반항으로 부모를 대한다. 그게 할 수 있는 소통의 전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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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태 선생은 설이에게 더없이 좋은 사람으로 옳은 말만 하지만, 자기 자식인 시현이에게는 거짓말을 했노라 고백한다. 알면서도 놓치고 있던 그 무엇.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재산이 무엇인지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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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고 야무진 설이. 원하지 않았던 부모의 부재가 설이의 탓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죄의 변명은 설이가 오롯이 도맡아야만 했다. 어리석은 어른들로 인해 상처 받은 것은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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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김영하 작가님의 말을 소설 <설이> 의 담임 선생을 보며 또 깨달았다. 겁나 쥐어박아주고 싶은데 해맑아서 짜증나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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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이모님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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