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의 뇌과학 - 반려견은 어떻게 사랑을 느끼는가
그레고리 번스 지음, 이주현 옮김 / 동글디자인 / 2025년 7월
평점 :
12년 동안 말티즈를 키운 반려인으로서 <개의 뇌과학>은 제게 특별하게 다가온 책이었습니다. 저희 집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지 이제 1년이 되면서 반려견에 대한 책들을 아무렇지 않게 읽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반려견이 다른 개들과는 조금 다르게 내성적이어서 현관까지 마중 나오지 않았고, 어딘가 사람이나 고양이처럼 조용하고 개성 있는 성격이었죠. 그래서 종종 "얘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 아프지는 않은지" 하고 궁금해질 때가 많았죠.
반려견은 주인만 바라본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그 사랑이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고, 무엇을 느끼는지 알려주는 책은 만나기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 책은 뇌과학이라는 확실한 언어로 반려견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고 공감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개와 사람 사이에 유대감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말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저자가 자신의 반려견 라이라를 떠나보낸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도 자연스레 우리 반려견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어요. 우리 강아지도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 화장실에 조용히 들어가 숨을 거뒀는데, 그 마지막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번스 교수가 말하는 ‘개의 사랑의 신호’가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MRI 검사를 권유받았던 적이 있지만 노령견에게 마취는 간에 큰 부담이어서 받지 못했죠. 그래서 번스 교수가 마취 없이 반려견의 뇌를 연구하는 이야기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단순한 과학적인 성과를 넘어 개를 실험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로 대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더욱 특별하다고 느꼈어요! <개의 뇌과학>은 반려인의 공감을 넘어서 수의사나 동물 관련 전공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연구의 방향성, 따뜻한 시선까지 많은 생각을 남기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