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가족도 꿈도 모두 잃은 채
오로지 생존의 기로에서 여성 저격병 되어야 했고 명령에 따라 적병을 죽여가며
휴머니즘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전쟁의 실상속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욱 고립되고 상처받을 수 밖에 없었던 전쟁의 아픔과 참담함을 전해 주고 있는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라는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소련의 여성 저격수들의 삶과
전쟁의 참상, 그리고 여성에게 가해지는 잔혹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바노프스카야라는 소련의 한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던 사냥군의 딸 어린 세라피마는
미래의 외교관을 꿈꾸는 평범한 소녀 였을 뿐이였지만
길을 잘못 들었던 독일군에 의해 마을이 습격당하면서 사랑하는 엄마와 마을사람들 모두가 살해되고 마는데
전쟁이라는 참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며 한 순간에 뒤바뀐 운명같은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
뛰어난 가독성 느끼며 주인공의 활약상을 몰입감 있게 읽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중 소련군에는 여군이 100만명 가까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린 세라피마의 경우처럼 슬픔이 분노로 바뀌며 적에게 복수하고 싶은 억누르기 힘든 욕망이
전장터로 향하게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며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휴머니즘은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저격병의 훈련을 마친 세라피마는 전장의 광기어린 저격수가 되어가는 과정속에서
단순한 복수의 화신이 아닌 여성을 지키고 싶다는 자기만의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며
여성의 존엄성을 지키고자하는 심리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었는데
어쩌면 폭력과 공포로 뒤덥힌 전쟁통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자 하는 휴머니즘의 일환처럼 느껴졌다.
아이사카 토마 저자의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라는 이 작품은 2022년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 답게
단숨에 읽어볼 수 있는 뛰어난 가독성을 선보여 주고 있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있었던 사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전쟁이라는 잔혹한 실상을 파헤치며
역사속에 존재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기에
주제에 대한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지금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참혹한 전쟁의 참상이 이어져 가고 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역시 무고한 희생자와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는 중이기에
이른 시일내 전쟁이 종식 되어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기를 바래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