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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 ㅣ 허블청소년 4
케빈 윌슨 지음, 박중서 옮김 / 허블 / 2026년 2월
평점 :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는 케빈 윌슨의 작품으로, 열여섯 살 소년과 소녀가 우연히 만든 포스터 하나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사소한 장난처럼 보였던 행동이 점점 확산되며 마을 전체를 흔들게 되는 과정을 통해 군중심리와 책임의 문제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이 소설은 단순한 청소년 소설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놀이, 비밀, 소속감이라는 감정에서 출발해 SNS 시대의 마녀사냥과 집단 심리까지 확장된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에게나 ‘우리들만의 놀이’가 있다. 우리끼리만 아는 규칙, 우리끼리만 이해하는 농담은 묘한 유대감과 특별한 소속감을 만들어 준다.
지크와 프랭키 역시 단순한 놀이에서 시작해 포스터를 만들고,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비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단계적으로 묘사되어 독자 역시 그 비밀을 함께 나누는 듯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일까. 비밀이 들킬까 조마조마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 지점에서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는 청소년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하지만 단순한 장난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포스터 하나가 동네 사람들을 휘말리게 하고, 분위기는 점점 과열된다. 이 장면은 SNS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여부보다 분위기에 휩쓸려 누군가를 몰아세우는 모습, 집단 속에서 판단이 흐려지는 순간들.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는 대중이 어떻게 선동되고 행동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나 역시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 교체 소식에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거부하고 방송실로 달려가 반대 방송을 했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보면 정말 교체가 싫었던 것인지, 아니면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이 소설을 읽으며 ‘왜 우리는 군중 속에서 더 쉽게 움직일까?’라는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는 결국 ‘책임’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의 장난은 어디까지 용납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일이 왜 상처가 되었을까. 누가, 어떤 과정 속에서 그것을 왜곡시켰을까.
프랭키의 엄마의 말처럼, 한때는 순수했던 기억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이 소설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남긴다.
청소년 심리를 다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군중심리, SNS 마녀사냥 같은 사회적 현상에 관심 있는 분,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성장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관심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는 단순한 청소년 소설을 넘어, 우리가 얼마나 쉽게 분위기에 휩쓸리는 존재인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나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