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그녕 marmmo fiction
류현재 지음 / 마름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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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을 기억하는 아이, 백은영.

은영은 자신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평범한 이름을 싫어하고, 사람들에게 ‘빼그녕’이라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름부터 남다른 아이, 빼그녕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빼그녕』은 일곱 살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를 그린 소설이다. 아이는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만, 어른들은 아이의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어른들은 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듣고 싶은 말만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진실은 무시되고, 순수함은 점점 사라져 간다. 이 모습을 지켜보며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어릴 적의 순수함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을까?

빼그녕은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말과 행동이 대체로 냉철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일곱 살 아이다운 말과 생각은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소설의 분위기가 지나치게 어둡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마음 덕분에 이야기는 오히려 담담하고 밝게 흐른다.
책을 읽다 보면 나의 어릴 적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빼그녕』의 문체는 분명 동화처럼 부드럽게 읽힌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소설은 직접적인 비판을 던지지 않는다. 대신 아이의 시선을 통해 조용히 질문을 건넨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고, 읽고 난 뒤에도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눈에선 빼그녕이 바라본 어른일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그러나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소설을 찾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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