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스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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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체이스』는 『메스를 든 사냥꾼』을 집필한 최이도 작가의 신작으로, 여성 서사를 중심에 둔 성장소설이다. 모터 스포츠와 드론 레이싱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상실 이후의 삶’과 ‘다시 나아가는 용기’를 그려낸다.

인기 모터 스포츠 스타였던 재희는 F1 드라이버 등용문이라 불리는 그라비티 아카데미 입단 테스트를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 사고를 당한다. 그 사고로 인해 재희는 3년간 트랙을 떠나게 되고, 『체이스』는 그 이후의 시간을 따라간다. 이 소설은 단순한 재기가 아닌, 사고의 후유증과 트라우마를 견디며 자신을 다시 만들어 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 소설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재희와 엄마 소라의 관계다. 매니저였던 엄마는 재희를 딸이라고 부르지 않고 항상 ‘재희’라고 부르며, 재희 역시 엄마를 ‘소라’라고 칭한다. 서로를 부르는 이름만 봐도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거리감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마음은 깊다. 재희가
“이건 제 삶이지만 동시에 엄마랑 나누어 쓰던 삶이니까요.” (263쪽)
라고 말하는 장면은, 책을 읽는 내내 품었던 질문에 답을 준다. 왜 재희는 그토록 엄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그 이유는 재희 역시 엄마의 희생을 알고 있고, 그 삶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소라와 재희는 가로도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가로고 드론반 아이들은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거나, 아직 찾지 못했지만 좋아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모습은 자연스럽게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방향은 불확실했지만, 열정만큼은 분명했던 그때의 시간 말이다.

이 장면들은 소설 속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독자의 기억을 건드린다. 잊고 지냈던 ‘좋아하는 마음’과 ‘무언가에 몰두하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내 삶을 모두 바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할 수 있었던 재희가 부러웠다.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놓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재희는 좋고 싫음을 분명히 말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곳을 향해 다시 나아간다. 그 모습은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과연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있었을까?

『체이스』는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결코 미화하지 않는다. 재희가 새로운 일을 찾기까지의 과정, 트라우마를 이겨내려 애쓰는 시간은 처절하게 그려진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이 소설을 더 진솔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실패를 돌아보게 한다. 독자는 재희의 자리에 서서 실패를 어떻게 견뎌냈는지, 그 시간이 결국 삶의 거름이 되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를 되짚게 된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과정임을 이 소설은 조용히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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