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어 제인 오스틴 - 젊은 소설가의 초상 ㅣ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김선형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을 맞아 출간된 『디어 제인 오스틴 : 젊은 소설가의 초상』은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을 번역한 김선형 번역가의 에세이다.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단순히 해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문장 한 문장이 어떻게 번역되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번역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치열한 선택의 연속인지, 그리고 문장 하나에 얼마나 많은 고민이 담겨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성과 감성』과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들은 여성을 남성의 부속물처럼 여기던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사랑 역시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 능동적으로 감정과 미래를 결정한다. 선택되는 존재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간다.
그 시대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이 인물들은 어쩌면 제인 오스틴이 품었던 희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는 “웃음, 희망, 관용, 자비의 씨앗”(58쪽)이 존재한다.
삭막한 전쟁 속에서 참고 견뎌야 했던 군인들에게 이 소설들은 따뜻한 인간성을 느끼게 해주었고,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
한 권의 소설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이 된다는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그 영향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전해졌다는 점은 특히 인상 깊었다.
심지어 제인 오스틴의 팬클럽이 생길 정도였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저자가 JASNA(북미 제인 오스틴 학회)에서 주관한 여행에 참여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제인 오스틴을 사랑하는 25명이 함께 떠난 여행에서,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직접 방문하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감정과 기억을 공유한다.
특히 제인 오스틴의 뮤지엄으로 운영되고 있는 초턴 코티지에서 작가의 숨결을 느끼는 장면은 읽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이 느껴졌다.
『디어 제인 오스틴 : 젊은 소설가의 초상』을 읽고 나면 제인 오스틴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김선형 번역가가 번역한 『이성과 감성』과 『오만과 편견』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진다. 이번에는 이야기의 줄거리보다 제인 오스틴이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과 인물들의 내면의 목소리가 더 가까이 들릴 것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