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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ㅣ 하다 앤솔러지 5
김경욱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안다』는 다섯 명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타인과의 관계, 이해, 위로를 이야기하는 단편 앤솔러지다. 작품마다 상황과 인물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현대인이 겪는 상실감과 고독, 그리고 그 속에서도 이어지는 작은 온기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김경욱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
행방불명된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현재의 사건은 미래와 연결되며, 단순한 실종 사건을 넘어 ‘나는 과연 엄마를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실종’이라는 사건을 통해 개인의 존재 의미와 타인과의 연결고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심윤경 〈가짜 생일 파티〉
21년 차 직장인의 일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회사에서 열리는 가짜 생일 파티는 진짜 생일이 아닌 날, 깜짝 이벤트로 진행된다.
우리는 직장에서 수많은 가면을 쓰고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이 가짜 생일 파티를 통해, 진심은 아니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온기가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가면 속에서도 사람 사이의 온기가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삶을 버텨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전성태 〈히치하이킹〉
군대에 간 친구를 배신하고 연인이 된 승호와 지영. 두 사람은 용서를 구하기 위해 면회를 왔다가 우연히 히치하이킹을 하게 된다.
운전사 장이 들려주는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지영은 용서를 구하는 마음마저 자신의 이기심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직면하게 되는 과정이 인상 깊게 남는다.
정이현 〈다시 한번〉
20년 전 제주도 여행을 함께했던 친구와, 40대가 되어 다시 태국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변하지 않은 친구의 모습에서 위로를 받는 장면이 특히 따뜻하다. 사회생활 속에서 지치고 고독해진 중년의 삶을 조용히 감싸 안아주는 듯한 여운이 남는다.
조경란 〈그녀들〉
시간강사 영서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마음을 그려낸 작품이다.
현재 돌보고 있는 어머니, 한때 기대고 싶었던 선배, 그리고 영서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거절당한 시인 오. 이 인물들을 통해 ‘안아준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게 된다.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안아줄 수 있다는 사실이 조용히 전해진다.
『안다』는 타인을 향한 이해와 관계 속에서의 위로, 그리고 고독으로부터의 해방을 이야기한다. 다섯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실과 외로움을 마주한 사람들을 보여주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따뜻한 온기가 남는다.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를 안아주려는 마음.
그 마음 덕분에 우리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