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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빌려드립니다 : 영국 - 인류 역사와 문화의 새로운 발견 ㅣ 박물관을 빌려드립니다
손봉기 지음 / 더블북 / 2025년 9월
평점 :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영국 대영박물관과 V&A 박물관(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을 베테랑 도슨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각 이야기의 끝에 상세한 관람 동선까지 알려주어 두 박물관 관람을 훨씬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대영박물관>
대영박물관은 중동전시관, 이집트전시관, 그리스전시관, 로마전시관 등 지역별로 크게 나누어 설명하고 그 외 전시품들도 함께 다룬다.
아시리아의 미술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자신의 삶과 역사를 기록하고 권위를 과시하며 기선을 제압하기 위함이었고, 이집트의 미술은 사후세계를 믿는 이집트인들이 죽은 뒤 부활했을 때 자신의 몸을 찾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각 문명 예술의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람세스의 석상의 발견은 서양 예술과 문명이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고 믿었던 유럽인들의 관점을 바꾸었다. 이로 인해 '그리스 문명이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다'(100쪽)는 사실은 다시 한번 람세스 석상을 찾아보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리스, 로마 전시관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전체적으로 요약해 주는 듯한 설명과 전시물이 어우러져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그 외에도 세계문화유산 1호 파르테논 신전, 너무 사실적이라 살아서 말을 걸까 봐 한쪽 눈을 미완성으로 만들었다는 왕비 네페르티티의 조각상,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모아이 석상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V&A 박물관>
V&A 박물관은 박물관이 세워진 역사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며, 도슨트의 설명에 따라 동선을 이어가다 보면 마치 박물관을 실제 관람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다른 나라에서 공부할 수 없는 젊은이들을 위해 만든 복제품 전시, 앨버트 공의 의뢰로 만들어진 빅토리아 왕관,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보이는 나비 모양의 빠삐용 반지 등은 사진으로만 보기 아쉬워 꼭 방문해서 실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대영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일정상 다 둘러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미리 보고 갔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베테랑 도슨트인 저자가 알려주는 동선을 따라 이동하며 관람한다면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시키는 듯한 저자의 설명이 매우 훌륭했다.
V&A 박물관은 언젠가 꼭 방문하여 저자가 알려준 전시 동선을 따라 관람하고, 함께 중앙정원에 얕은 수심의 원형 반사 풀이 햇빛을 반사하여 연출하는 아름다움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