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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직 의사 - 어느 보통 의사의 생존기
닥터 키드니 지음 / 파지트 / 2022년 8월
평점 :
📖 한줄평: 월급쟁이 의사이자, 워킹맘. 그리고 스스로도 환자인 저자의 자전에세이. 한 의사의 인간적인 이야기.
📘 얼마전 핫한 화제였던 '내과 박원장'이라는 웹툰이 있었습니다. 실제 내과의 였던 작가님이 자신의 경험과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엮어 만든 드라마 웹툰입니다.
웹툰의 작가님은 어렵게 공부하여 늦은 나이에 의대에 합격하고, 바이탈의 정점이라는 내과에 들어가 대학교수를 목표로 달리다가, 쉽지않은 현실에 부딪혀 개원을 하게되는데요.
개원을 하면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와 의료소송 이야기를 다루면서, 대한민국 의사의 고충과 애환을 들려줍니다.
📘 '00도 사람이다', 공란에는 의사라는 단어도 들어갈 수 있겠지요. 사람들은 의사라고 하면, 공부잘하는 사람, 똑똑한 사람, 돈 많이 버는사람, 부자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의사는 대체로 사회적 강자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의학적 지식이라는 권위를 가지고 환자를 휘두르는 '적폐세력'으로 비쳐지기도 하구요. 의사협회에서 공공의료와 같은 제도를 반대하면 기득권으로써 소위 '철밥통을 챙긴다'라는 비난도 많이 받는 사람들입니다.
📘 제가 의사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직업은 의사와는 참으로 무관한 삶이지만, 책임과 권한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의사들이 진단을 내리는 논리와 저희 직군이 의사결정을 하는 논리가 비슷하기도 하구요. 업무적 알고리즘 때문에 생기는 잡음이나 고충사항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요. 일을 하면서 '나도 사람인데'라는 생각을 많이하거든요. 자연히 책을 읽으면서 '의사도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항상 두괄식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라서인지 서론이 길었네요.
<봉직 의사>는 봉직의사이자, 워킹맘, 누군가의 아내이자 며느리, 누군가의 딸인 저자의 의사생활 분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이면서도 궤양성 대장염을 앓아오고 있는 환자인데요. 이 병으로 인해 항상 결정적 순간에 의사에서 환자로 돌변하는 작가의 삶에서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 입니다.
누군가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사람이 누구보다 잠을 못자고, 끼니를 겨우 떼우며,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이들의 애환을 작가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제가 머리가 나쁘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항상 의학이라는 녀석을 가지고 밥벌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머리가 나빠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울기도하고 웃기도 한 듯 하네요.
온몸이 무거울 정도로 축축한 피로감이 엄습한 혹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바라보며, 내용이 참 재밌었다는 표현은 무언가 이상하기도 하지만요. 마음 어딘가 무거우면서도 몰입하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