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독서모임의 질문들 - 우리는 묻고 답할수록 깊어진다
강원임 지음 / 하나의책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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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9년 동안 아이들을 키우면서

독서모임을 계속했냐는 질문을 받으면

살려고 그랬다고 답했다.

_<엄마 독서모임의 질문들> 프롤로그 첫 문장

 

너무 비장하다고? 아니. 너무 당연하게 끄덕거리며 넘어가는데

바로 뒤에 이어지는 문장이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한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책 읽는 엄마일 것이다."

맞다. 맞다.

끊임없이 나를 계속 내어주어야 하는 엄마의 숙명을 받아들이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책을 읽으며 나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애 키우기도 바쁜데 무슨 독서고 무슨 사유야?

아니. 애 키우는 것만도 정신 없는 건 사실이지만

척박한 광야의 시간을 지나면서 성장하는 게 인간의 원리인 것인지ㅎ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엄마가 되면서 가장 절실하게 자아 탐구를 했던 것 같다.

나를 잃어버리게 될 때 그동안 몰랐던 나라는 존재에게 가장 처절하게 눈길이 갔다.

이 책에는 엄마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과 질문들이 단정하게 담겨 있다.

그림책, 산문, 문학, 고전, 사회인문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볼 수 있다.

굳이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관심 가는 책이 있다면, 목차를 보고 먼저 골라서 보는 것도 괜찮을 듯.

그리고 각 챕터마다 함께 나눌 질문들이 뒤에 붙어 있는데 이게 참 유용했다.

나라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자문자답해보기도 하고,

모임에서 이런 질문들을 서로 나누게 되면 어떤 대답들이 나올지 상상하는 것만도 내 생각이 풍성해지는 것 같았다.

 

여러 독서 모임에 몸을 담고 있다.

지금 하고 있는 독서 모임만 세어 보아도...

원서북클럽, 토지 슬로리딩, 동의보감 슬로리딩, 마미독서, 필사모임...

이렇게 많은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으나

내가 직접 독서모임의 주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선뜻 들지 않았었다. 부담 컥.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이렇게 단정하게 차곡차곡

독서모임에서 생겨난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참여자들의 주옥같은 생각들을 듣고 와, 좋다. 감탄만 하다가

그 좋은 이야기들이 공중에 녹아 없어진 것 같아 아쉽다.

이렇게 구슬에 실 꿰듯 정리해 놓았으면 두고두고 다시 볼 수 있었을 텐데.

'이해라는 끝없는 시도'를 할 수 있는 안전한 공동체에서

'책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짧은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특별히

엄마라는 자리에서 엄마의 시선으로 사유하길 주저하지 않는 용감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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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는 체력이 다르다
이서영 지음 / 넥서스BOOKS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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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태권도 하고 싶어.

-너 몸으로 하는 거 잘 못 하잖아. 너한테 도움 안 돼.

-엄마, 나 발레 배우고 싶어.

-넌 발레가 필요 없는 몸이야. 너한테 필요 없어.

.

.

.

어렸을 때 엄마는 내가 운동을 잘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운동을 시키지 않았다.

운동을 못하는 게 팩트라고 해도..못하면 못해서 배워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나는 남들 다 해본다는 태권도 한 번 배워보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이 지나갔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더더욱 학교 체육시간 말고는 운동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그때는 잘 몰랐었지만 지나고 나니 알겠다.

체력이 있어야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걸.

소위 말하는 엉덩이 힘도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걸.

 

+운동을 왜 하나요? 

아이를 정말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면, 아이에게 너무 많은 걸 쏟아붓지 마시라고요.

운동으로 아이의 몸을 키워주면서

아이가 스스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으로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공부 머리만큼이나 중요한 공부 체력.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체력 관리에도

관심을 갖는 분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원합니다.

-프롤로그 中

 

저자는 말한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몸을 가꾸는 행위'라고.

단순히 키를 키우고, 근육을 만드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체력, 집중력, 인내심, 정서 함양 등의 그릇을 만들어주는 훈련이라는 것.

운동 선수가 되려는 목표가 있을 때만 운동을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운동이 필요한 몸이라서 운동을 하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해내는 힘 

저는 민서가 곧 운동을 그만둘 거리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고학년이 되면 모든 시간을 공부에 집중하는데

민서처럼 국제중 진학이라는 목표를 가진 아이라면 더더욱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반쯤 포기했는데 놀랍게도, 민서가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 거예요.

저는 민서의 선택이 놀라워서 부모님에게 왜 운동을 계속하기로 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민서 어머니는 이런 대답을 들려주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하면서 공부하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걸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서요."

운동을 하면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요? 中

 

운동을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로 생각하는지, 도움이 되는 요소로 생각하는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힘이 들고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운동하면 몸이 변하는 것처럼'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근성이 좋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여기에 플러스, 자신의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잘 파악하는 부모의 관찰도 꼭 필요할 것 같다.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성취감을 얻는 아이에게 이제 공부에 집중하라고 운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말이다.

 

+운동을 하면 거칠어 지는 게 아닐까? 

그런데 사랑이의 경우는 저 역시도 매우 당황스러운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유가 뭘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아, 짜증나 죽겠어"는 사랑이와 같이 운동을 하는 형이 했던 말이었습니다. 체육관에는 따로 대기실이 있지 않아서 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뒤편에 앉아 놀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때 한 초등학생 형이 휴대폰에 온 스팸 문자를 보고 저도 모르게 툭 말을 내뱉은 것이었습니다.

(...)

사랑이에게는 대체어를 알려주었습니다. "힘들어, 속상해"라는 말로요. 아이가 비속어를 쓴다면 "누가 그런 말 쓰래. 어디에서 배웠어!" 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아이가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봐주세요. 그리고 무조건 제재하지 말고 왜 그런 말을 쓰면 안 되는지, 그런 상황에서는 어떤 말을 써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세요.

운동을 하면 나쁜 걸 배우지는 않을까요? 中

마침 우리집 아이도 태권도를 다니고 있고, 큰 아이들과 함께 할 때가 많아서 어떤 걱정인지 충분히 이해한다. 수업 중에, 그리고 태권도 차량 안에서 알게 모르게 거친 언어에 노출이 될 수 있는 것은 현실이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지만 아이들이 최대한 더 좋은 환경에 노출되도록 주변을 통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분별력을 키워주는 것일 테다. 24시간 감시 하에 아이들을 계속 보호하고 있을 수는 없는 거고, 아이가 스스로 어떤 말이 나쁜 말인지, 상황에 따라 쓸 말과 쓰지 말아야 하는 말이 있는지 분별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맞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해서, 큰 아이들과 어울려서 거칠어진 게 아니라, 아직 분별력을 기르지 못한 부분을 신경써서 지도하고 차분히 알려주면 체력도 잡고 분별력도 기르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 

운동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은 '내가 이것을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공부 에너지를 축적하자 中

 

어릴 때부터 운동을 배우고, 끈기와 근성을 기르면서 기본 체력을 만들어 둔다면 뭘 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겪어보지 못했던 환경을 아이들에게는 제공해 주고 싶은 엄마 마음을 가득 품고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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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서울홈스테이 - 60대 영알못 엄마와 30대 회사원 딸의 좌충우돌 외국인 홈스테이 운영기
윤여름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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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스스로 본 것들, 자신이 겪어본 경험 내에서 판단을 내리기 쉽다. 누구나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편견을 갖게 될 수 있다. 그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세계 여행을 한다. 그런데 내 집에서 할 수 있는 세계 여행이 있다면? 세상 공부 인생 공부를 할 수 있다면? 

홈스테이 운영 경험을 통해 엄마와 딸이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서울의 매력도 재발견하게 되고, 내가 가진 편견을 줄이고 견문을 넓힐 수 있는 다채로운 경험을 하게 된 이야기가 이 책에 종합선물세트처럼 가득 담겨 있다. 세계 문화에 관심이 많고 오픈마인드인 사람들, 홈스테이 한번 해볼까 생각해 본 적 있던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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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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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를 유쾌하기 비틀어서 접근하기 쉽고, 읽다 보면 깨달음까지 주는 책.
소설인듯 소설 안 같은 이슬아 첫 장편소설 가녀장의 시대!!! 일간 이슬아에서 내용을 알고 있어서 더욱 구매욕구 뿜뿜. 이거슨 소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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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성교육
김수진 외 지음, 성평등교육활동가 모임 모들 기획 / 학이시습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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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성교육이란

-'포괄적'은 영어 'Comprehensive'의 번역어.

-포괄적 성교육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지침이라고 볼 수 있는 문서는 국제 성교육 가이드(UN의 교육과학문화기구 UNESCO에서 발행)

-포괄적 성교육(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 CSE)은 섹슈얼리티에 대한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사회적 측면에 대해 배우는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으로서, 아동과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신의 능력-자신의 건강과 복지, 존엄성에 대한 인식 능력, 존중에 기반한 사회적, 성적 관계 형성 능력, 자신 및 타인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선택 능력, 자신의 삶 속 권리에 대한 이해와 보호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지식, 기술, 태도, 가치를 갖추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것보다 더 넓은 범위의 성교육을 포괄

생물학적 지식이나 성관계, 임신, 출산 등 재생산 관련 지식에만 초점이 있지 않음.

2) 포괄적 성교육은 과학적으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아동청소년에게 제공하는 것이 폭력 혹은 문제 예방에 더 효과적이며, 아동청소년의 선택과 결정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라고 봄.

3) 포괄적 성교육은 인권 접근법과 성평등 가치에 기초한 프로그램

4) 포괄적 성교육은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점증적이며 지속적인 성교육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봄.

 

'포괄적 성교육'이라는 용어를 처음 보면 장벽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용어 정리부터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토대로 해 보았다.

말은 어렵게 보이지만

이거 추구하는 방향이 매우 바람직하잖아!?

제대로 된 성교육을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받지 못하고 자라서 익숙하진 않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양육자 입장에서 이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느낀다.

단순히 성에 대한 교육으로 끝나는 게 아님을.

삶의 가치관.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 나의 몸을 바라보는 태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 책은 교사, 전문강사, 양육자, 기업, 활동가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곳곳에서 성교육을 말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만들었다.

그로 인해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책.

이렇게 포괄적 성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고, 책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불과 2020년에 나다움 성교육 어린이책 회수 논란이 있었다.

그림책 내용이 너무 선정적이고 조기성애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던.

회수된 해당 그림책은 우리집에도 있었는데 (내가 직접 구입)

얼굴을 붉히는 건 어른들의 시선이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받아들였다.

우리나라 성교육의 흐름이 더 이상 이렇게 거꾸로 흐르지 않기를.

<포괄적 성교육>의 건강한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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