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공의 힘 - 스스로 해내는 공부의 폭발력
송인섭 지음 / 다산에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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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비단 교과 내용을 떠나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투입하는 행위다. 읽고 싶은 책을 집어들고 온전히 내용에 빠져들어 읽는 것이 공부다.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을 결과물을 상상하며 진실한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 공부다. 즉 공부는 대상이 무엇이든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자기를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과 상통한다.

-6쪽

 

우리는 과연 진짜 공부를 하고 있을까.

학원에 갔다고 해서 정말로 공부를 한 것이 아님을 대부분의 우리는 몸소 체험하여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학원에 가고, 책을 사는 것만으로도 안도하는 경향이 있다.

가만히 있는 것은 불안하고, 혼자서 하기는 막연해서 학원에 가고,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참 많다.

돈을 들이고 시간을 들였다고 해서 다 나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님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혼자서 공부하는 힘을 길러서 진짜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혼공을 만드는 9가지 핵심 원칙을 알려 준다.

2부에서는 유형별 혼공의 12가지 전략이 나온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시험만 보면 불안해지는 아이에게는 어떻게 학습을 접근하면 되는지 알려 주는 식이다.

마지막 3부에서는 부모가 꼭 알아야 하는 5가지 혼공 지침을 알려 준다.

그리고 부록에는 학습동기, 학습인지, 학습행동을 지도하는 혼공 프로그램 활동지가 실려 있다.

 
 

이때 부모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를 간섭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점이다. 그러면서 부모는 아이가 과연 혼자서 공부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혼공은 아이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부모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다만 관심과 지도를 하는 방식이 어디까지나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이 다르다.

-20쪽

 

혼공에도 부모의 관심과 지도는 필요하다.

부모가 알아서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자녀의 관심과 성향에 따라 스스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예전에 지나가면서 보았던 에릭남 아버지가 떠올랐다.

지금의 에릭남을 만들어준 아버지의 가정교육, 가치관.

어디 여행을 갈 때도 미리 아버지가 다 알아봤으면서도 아들인 에릭남이 스스로 해볼 수 있게 하고,

어려워할 때 조언을 해주면서 스스로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그리고 이소은 아버지의 책도 기억 난다.

아이에게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할 기회를 준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뒤에서 기다려주는 것보다 아이의 손에서 물건을 뺏고 내가 해주는 게 훨씬 빠르고 쉽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아이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저자는 딸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언제나 이렇게 강조했다고 한다.

너희들 인생은 너희들 것이지 엄마 아빠의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너희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규천, '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 중에서

 

똑같은 복제품, 똑같은 답이 더 이상 필요없는 시대에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힘을 가진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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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왔고, 제주에 살아요 - 세 여자의 진짜 제주살이 이야기
이윤경.이윤영.이나즈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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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의 로망을 채워줄 수 있는 책은 기존에 많이 나와 있었으나, 이주민들의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담아낸 책은 우리가 이주하기 전에도, 그리고 이주한 후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썼다. 제주에 오기 전에 듣고 싶었던 제주에서 살아가는 현실적인 이야기와 제주의 참모습을 우리 세대의 엄마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p9

 

제주지앵, 명랑, 이나즈라는 닉네임을 가진 세 여성의 제주 이야기가 교차하며 그려진다. 삶의 모습은 다르지만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가 같아서 그럴까, 나중에는 세 목소리가 하나의 목소리로 합쳐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찾아서 배우기를 좋아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꼭 제주가 아니어도 멋지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쳤다.
그러다가 또 머릿속에 맴도는 이 구절.

 

 

이런 바닷가를 일상적으로 가까이 두고 사는 인생은 한 사람에게 어떤 작용을 할까.

임경선, <다정한 구원> 중에서

 

 

우리 주변의 환경은 생각보다 더 많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모른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들에게는 더 그렇지 않을까?

제주의 공기와 서울의 공기는 분명히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차이는 우리를 달라지게 한다.

 

 

p88 딸도 초등 때 하고 싶은 걸 실컷 하고 원 없이 놀았던 게 참 좋았다고 말하곤 한다. 난 평소에, 어린 시절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맘껏 놀았던 기억은 학년이 올라가서도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한 사람의 마음을 지탱해주는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아이의 그런 말을 듣는 것이 그 어떤 말보다 날 뿌듯하게 했다. 그래 잘하고 있는 거야!

 

p114 '누구나 예술가로 태어난다'는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빛나는 예술가로 태어난 나의 본성이 다시금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순간들...제주에서 내가 얻은 가장 귀한 것이다.

 

p127 아이들이 제주에 살아서 더 좋은지 아닌지는 난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누구나 자신이 가고 있는 길 외의 길은 상상에서나 가볼 수 있는 것이니까. 그래도 난 믿는다. 겨울날, 어깨에 눈이 쌓이는 것도 모르고 말을 타고 한라산 언저리를 거닐어 보고, 아빠와 함께 꽉 끼는 다이빙 옷을 낑낑대면서 입고 바닷속에 들어가 유영을 했던 기억이, 그리고 집 베란다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황홀한 노을빛을 보았던 순간들의 기억이 아이들의 마음 어딘가에 깊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그 기억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밝은 빛이 되어 훗날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살든 자신들을 지탱해줄 근본적인 힘이 되어주리라는 사실을.

 

p140 제주에 오면 해야 할 일을 알아서 찾아 해야 한다. 이곳은 도시보다 많이 조용하고 느린 곳이다. 그게 밥벌이이든 취미생활이든, 자신에게 오롯이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 수놓아가며 살아야 한다.

 
 
 

상상과 실제는 간극이 있다.

제주에서의 삶을 상상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살아내기란 그리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실제로 제주에서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제주 경험자들이기에,

그리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이기에 이들의 이야기에 더 많은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에 있는 말처럼,

'제주에 사는 이야기'가 이 책 속에 있다.

제주에 살아서 더 좋을지 아닌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들의 사는 이야기를 읽으며 느껴진다.

제주의 자유와 느긋함이, 고단한 삶 속에 얼마나 기쁨을 주고 있는지.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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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번역을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노경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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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함. 외국어에 관심(잘한다는 건 아님). 배우기를 좋아함. 혼자 일하기를 즐김. 성취감 있는 일을 좋아함. 언어감각 있는 편.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지향함.

뭐야뭐야...나 번역가 직업하고 너무 잘맞는 것 같잖아....ㅋㅋㅋ

번역가에 대한 동경은 항상 있었다.

그렇지만 너무 먼 거리에 있는 것 같달까. 멋있고 전문적이고 도도해 보이는 도서번역가들은 마치 날 때부터 외국어를 잘하고 번역이 바로바로 되는 사람들인 양 그렇게 나와는 다른 사람들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다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얼마든지 배우고 시작할 수 있는 직업,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직업, 은퇴가 없는 직업, 장소에 구애 없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물론 환상만 불어넣는 책은 절대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고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녹록치 않은 번역가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현역으로 활동 중이신 다섯 분의 번역가의 내밀한 삶을 이 한 책으로 엿볼 수 있어서 나에겐 큰 이득이었다.

번역가 다섯 분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번역은 외국어만 잘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 모국어를 잘해야 한다는 것.

번역도 곧 '글쓰기'이기 때문에 모국어를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자기관리의 중요성. 이것은 모든 프리랜서들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편집자님이 프롤로그에서 다섯 번역가님들과 작업을 하면서 가장 놀란 점이 마감에 대한 철저함이었다고 했다. 여러 사람이 책 만드는 작업을 하다보면 한두 분 정도는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인데 정말 단 한 번도, 단 한 명도 마감을 어긴 사람이 없었다고..캬....역시 프로번역가님들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1> 키워드에 휴먼터치가 나온다.

말 그대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AI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된다고 해도 "인간의 손길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번역에도 마찬가지 아닐까. AI가 번역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번역가가 당장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하이터치란 무엇인가? 그것은 처음 보는 세 살 먹은 아이가 우연히 당신에게 얼굴을 돌리며 짓는, 귀엽고 해맑은 환한 미소다. 그것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다. 그것은 아름다운 장관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르며, 내쉬는 가쁜 숨이다. (중략) 하이터치는 휴먼 렌즈다. 그것은 인간성을 수호하는 기술을 받아들이고, 인간성을 저해하는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술이 문화 발전에 절대적인 요소이며, 우리의 상상력과 꿈과 열망의 창조물임을 깨닫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려는 갈망이 기본적인 본능임을 아는 것이다. 하지만 예술과 이야기, 연극, 종교, 자연, 그리고 시간은 영혼에 자양분을 주고 영혼의 갈망을 충족시키는 것들이기에, 기술 진보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등한 동반자들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다움을 표현하되, 더욱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기술을 무조건 배척하는 만큼이나 무모한 행동임을 아는 것이다.

-존 나이스비트, <하이테크 하이터치> 중에서 /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재인용

 

단어에, 문장에 담겨있는 그 언어만의 감성과 색깔을 온전히 옮기려는 노력에는 휴먼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매일매일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며 힘들지만 뿌듯한 일을 하기 위해 하루하루 정진하는 삶을 사는 번역가님들을 응원하며, 나 또한 조금씩 꿈을 향해 마음을 키워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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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앓다가 나를 알았다 - 이 시대를 사는 40대 여성들을 위한 위로 공감 에세이
한혜진 지음 / 체인지업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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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일이 사실은 가장 사회적인 담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봉태규,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중에서

 

     

<마앓나알>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전에 읽었던 책에서 나왔던 이 구절이 떠올랐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 사실은 가장 사회적인 담론이 될 수 있다'는 것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일 수 있는 한혜진 작가의 인생 이야기, 육아 이야기, 여자 이야기, 가족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왜 눈물이 나고, 마치 내 삶을 알아주는 것 같은 공감을 느끼게 될까 

<82년생 김지영> 소설을 읽고 이건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그 소설이 현실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실제로 겪어보기 전에는 아마 모를 것이다.

     

성장 과정과 주변의 사람들은 달라도  

여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게 되면 겪게 되는 일들은 어쩜 이렇게 비슷할까 

난 아직 마흔이 되진 않았지만 반올림하면 곧 마흔이 된다 

나보다 몇 발자국 앞서 걷고 있는 인생 선배, 육아 선배, 여자 선배의 경험, 깨달음, 생각을 읽으며  

나의 삶을 반추해본다.

 

 

'불혹' 이라는 마흔에 대하여

      

불혹不惑은 미혹되지 아니함을 뜻한다. 

논어 위정편에서, 공자가 마흔 살부터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았다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18.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마흔은 흔들릴 일투성이고 마흔에 흔들리지 않는 건 대단한 내공이라고. 결국엔 우리 모두 내공 기르이게 열중해야 할 거라고.

 

불혹이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마흔이 되면 흔들리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당장 내 남편만 하더라도 마흔을 앞두고 유독 나이 얘기를 많이 꺼내면서 불안감, 조바심을 많이 내비치곤 한다.

그리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무언가 시도하기엔 늦었을까 싶은 나이

아이들에게, 부모에게 돈 들어갈 일 많은 나이

도대체 마흔이 뭐길래 이렇게 말들이 많은 걸까.

 

저자는 이렇게 다 말해도 되나 싶을 만큼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마흔이 되면서 느끼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서술한다.

그 지극히 내밀한 개인적인 경험들이 곧 위로와 공감이 된다.

첫 아이 출산 후 육아를 하면서 배신감이 든 적이 있다.

아 이렇게 힘든 거 왜 아무도 말을 안 해줬지?

마흔을 준비하면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이 든다는 것,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왜 아무도 말을 안 해줬지?

마흔이 되기 전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참 다행이다.

시중에 마흔에 관련한 많은 책들이 이미 나와 있지만

 이렇게 여성, 엄마가 겪는 마흔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명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이럴 땐 이렇게 준비하면 되겠구나,

이런 방법도 있구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길 자체는 변하지 않을 지라도

먼저 그 길을 걸어본 자의 위로의 말을 들으며,

친절한 이정표를 보면서 도움을 받기도 하며

함께 걸어갈 수 있으면

느끼는 마음가짐의 간극은 엄청날 것이다.

 

 

마흔, 할 수 있는 일

 

프롤로그 중  

나이가 들면 나는 그대로인데도 나의 가치는 내가 품은 이상과 실천에 의해 달라진다. 내 삶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면 움직여야 한다. 유지하고 싶은 게 아니라 나아지고 싶다면 묻고 따질 필요 없이 더더욱 움직여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만 있어도 근육량이 대폭 감소하는 것처럼

내 삶을 그냥 유지하려고만 해도 가만히 있는 걸로만은 안 된다.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112. 

엄마의 일은 내가 눈높이를 낮춘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로또처럼 한방에 인생역전하듯 찾아오는 것도 아니며, 남을 따라서 한다고 그 사람처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나를 제대로 알면 일이 생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계속 성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 엄마로 살면 자신이 고갈되는 것 같지만 엄마의 삶은 배움의 현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사이 부쩍 성장하기도 한다

    

 

 

마흔, 나를 알고 사랑하기

 

나를 제대로 알아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인다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는 것이 참 공감이 갔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내가 다 기억 못했던 나의 어린시절, 나의 부모님의 모습을 다시 만나는 것 같을 때가 분명 있다. 

그렇게 나를 알아가고 어린 시절의 나와 화해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아이를 키우는 일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가장 커다란 것, 아이에게 받는 사랑이 있다.

 

 

151. 

세상에 이런 사랑이 있었다니. 아이는 부족한 나라도 사랑했다. 아이는 보잘것없는 나라도 사랑했다. 아이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나에게 사랑받을 자격을 줬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완전한 사랑이었다. 아무 조건 없이 그저 엄마니까 나를 사랑했다. 처음으로 나라는 존재 자체를 확인받고 수용하던 순간이었다. 자기수용은 거대한 내면의 자기를 깨운다. 영원히 뿌리내리지 않고 자유롭게 굴러다니다 사라져버리고 싶었던 나에게 뿌리와 날개를 달아준 아이를 사랑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 제목은 이렇다.

 

'엄마가 되고 처음 나이 앞자리가 바뀌었다'

 

우리나라 평균 초산 연령이 31.6세라고 하니

대부분은 30대에 아이를 낳고

한 숨 돌릴만큼 아이를 키워놓고 보면 40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생각없이 정신없이 지내다가 40대에 허망해지는 내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다.

 

마흔앓이를 하기 전 예방접종을 맞고 준비하려면  

특히 여자라면, 아이 엄마라면 이 책을 권한다 

그리고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걱정하는 남편이라면ㅋ  

이 책을 아내에게 선물해 주면 어떨까.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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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아리(임현경) 지음 / 북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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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남을 꿈꾸는 당신에게

 -프롤로그 중에서

  

 

 

아이가 4살이 되었을 때

나 홀로 일본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여행자금도 1년 전부터 차곡차곡 모아 놨었고

여행기간에는 멀리 진해에서 시어머니가 오셔서 아이를 봐주시기로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면서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저자가 고백한 것처럼 나 또한 혼자 시간을 보내며 충전하는 타입인데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나 혼자만의 시간은 사치가 되어 버린지 오래였다.

 

벼르고 벼뤘던 여행이었던 만큼

     23일의 그리 길지 않은 시간시간이 모두 다 소중했다.

     누군가를 챙기지 않아도 되는 시간들은

     모두 다 나를 향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한국에서의 삶은 여전했다. 학생이라면 무릇 이래야 한다는 당위는 엄마라면 이래야 한다는 당위로 탈바꿈했다. 세상의 딸들은 때가 되면 엄마라는 옷으로 착착 갈아입고 자신을 쳐다보는 무수한 눈빛에 맞춰 움직여야 했다. '나는 네 삶에 대해 당연히 한마디 할 수 있다'라고 여기는 어른들의, 친구들의, 제도의, 사회 전체의 그 근거 없는 당당함에 진저리가 났다. 떠돌다 돌아왔으니 어서 빨리 뒤처진 만큼 따라잡으라는 그 눈빛들이 피로해지기 시작했다. 그 혼탁한 시선이 끼어든 일상에서 다시 벗어나고 싶어졌다 

72

       

그런데 우붓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도 '여자니까' '엄마니까' '어른이니까'라며 나를 제한하지 않았다. 대신 내 삶을 찾으라 했고, 즐기라 했고, 꿈꾸라 했다. 무엇보다 네 행복이 우선이라 했다. 여자니까 희생해야 한다고, 어른이니까 이제 꿈같은 건 내려놓으라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 무언의 응원과 위무가 나를 자극했다. 내 꿈을 건드렸다. '그래! 나도 꿈이 있었잖아. 생각해봐!' 

51

 

 

 

저자는 자꾸만 망설이는 남편을 뒤로 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린다 

아이와 함께 발리 우붓으로 떠나기로 

그렇게 시작된 해외살이 시간을 통해  

저자는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소풍을 가자고 내 손을 잡아끌던 것은 아이였다. 아이는 늘 내게 웃으라 했다. 존재 자체로 웃음을 주었고 살아 있는 표정과 기발한 생각으로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종종 우울했던 내게 행복을 들이밀어주었다. 목표한 바를 향해 바짝 얼굴을 구기며 달리고 있을 적에는 지금 그렇게 웃을 때가 아니라며 아이를 밀어냈지만, 이제는 안다. 더 늦기 전에 그 행복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아이 때문에 나의 달리기 속도가 느려졌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안다. 아이 덕분에 돗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89

 

 

 

"엄마는 우붓에 살면서 언제가 제일 행복한 하루였어?"

     "글쎄, 화이트 샌드 비치 놀러 갔을 때? 예니는?"

     "나는...오늘!"  

갑자기 마음이 뻐근해졌고 동시에 뿌듯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몸을 움직였을 뿐인데 아이에게 가장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주었다!  

사실 너무 많은 날들을 미래를 위해 보냈다. '대학 가면 해야지' 생각하며 10여 년을 무심히 흘려보냈고, '이 책만 끝내면 여행 가야지'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텼다.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하면서 또 기다렸고, '나중에 우붓에 가면'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의 목록만 적어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오늘은 대충 그리고 우울하게 보냈다. 나만 그랬던 것도 아니고 내 주변의 대다수가 그랬기 때문에 심각성도 잘 못 느꼈다. 우리는 집단적으로 현재를 방기한다. 유치원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현재는 온통 나중으로, 미래로, 뒤덮여버린다  

이제 그러지 않기로 했다.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소시지 반찬을 해놓고 맥주 두 병만 사면 된다. 오늘이 가장 행복했다는 아이의 말에 벅찬 감동을 받고 피로와 술기운에 젖은 채 아이 옆에 누웠다. 돌이켜보면 나는 행복하다고 소리 내어 말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 말을 배우듯 아이의 말을 가만히 소리내어 따라 해보았다. 나도 오늘 참 행복했다고. 아이는 이미 드르릉거리며 곱게 코 고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도 나른하게 눈을 감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182

 

 

 

     

그리고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    

결혼이라는 제도 아래 묵인되었던 개인성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숨어 있었던 것 뿐 

괴롭히던 억압을 풀어주자   

개인과 개인은 더욱 건강해져 서로를 친절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결혼과 휴가  

성숙한 결혼생활을 지속하는 힘은 두 사람이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보다는 두 사람 각각이 독립된 개인으로서 얼마나 단단히 중심을 잡고 서 있는지가 중요하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위해 자기다움을 잃으면서까지 희생하는 관계가 되면, 그 결혼생활은 제대로 유지되지 어렵다 

(...) 

엄마와 아내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느라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여자들에게 혼자만의 시간은 너무나 절실하다.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한 이유다.

310

 

  

오랜 방황 끝에 이제는 항복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했다. 결혼도 육아도 내 뜻대로 끌고 가려고만 했을 때, 나 혼자 앞장서서 가려고만 했을 때는 여기저기에서 문제가 툭툭 터졌다. 가끔은 물러나 지켜보기만 해야, 몇 발짝은 상대의 흐름을 따라가기도 해야 부드럽게 풀리는 일들이 있었다. 남편관의 관계도, 아이와의 관계도.

283

 

 

      

마냥 좋기만, 싫기만 한 관계는 거의 없다  

특히 가족은 애증의 관계라고 해야 할까.  

너무 가깝고 질척대면 피곤하고   

너무 거리가 있어도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다  

그래서 저자는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로의 소중함을 잘 알기 위해 

누구보다 나를 먼저 돌보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 

그렇게 온전한 내가 되어 건강한 우리가 되는 것.

 

  

저자의 용감한 모험과 진정성 있는 사유에 박수를 보낸다  

둘째가 아직 어려 나홀로여행을 당장 꿈 꾸기는 어렵지만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먼저 떠나고 그 길을 기록해준 저자의 글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떠났다가 돌아오는 인간은 늘 성장한다'는 저자의 말을   

가슴에 꼭꼭 품고 살련다.

 

 

 

떠났다가 돌아오는 인간은 늘 성장한다.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는 이들은 언제나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긴 것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길을 모색했던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물리적인 이동이 어려워진 지금,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어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영원히 사라져버렸을까? 아니, 전혀 그렇지 않다. '엄마가 어떻게 그래?' '결혼한 여자가 그래도 되는 거야?'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가부장적인 시선에서, 부당한 모성신화에서 심리적으로 멀리 떠나는 것. 그리하여 누구보다 나를 돌보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지고 통쾌한 떠남이자 모험이 아닐까? 그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결혼한 여자들의 모험을 주저하게 만드는 사회의 편견도 점점 옆어지리라고 나는 믿는다 

315-316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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