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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아틀라스 - KONZERNATLAS 한국어판 2023 지구를 살리는 지도 7
하인리히 뵐 재단 외 지음, 움벨트 옮김, 윤병선 감수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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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에 대한 총평은, 식품의 체계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산업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산업체계를 비판하는 관점에서 얼마나 현재의 산업 체계가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맨 앞의 장에는 식품 체계가 인류와 함께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역사에 대해 간단히 다뤄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데이터 중심의 서술이라 처음 이 내용에 대해 접하는 사람들은 편하게 한 눈으로 볼 수 있겠으나, 아주 개괄적인 수준으로 압축시켜놓았기 때문에 챕터별로 하나하나 자세히 스터디를 해나가보고 싶다. 들어가는 글이 짧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을 잘 짚어내주고 있어서 좋았다. “밭에서 식탁까지 오는 길은 멀다. 농민들은 이 길에서 가장 약한 고리이다.(12)” 이 문장이 매우 감명깊었는데, 농민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서 잘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고, 그만큼 [농업 아틀라스]도 스터디해보고 싶다.

 

이 밖에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 다른 사람의 의견이 궁금했던 것을 위주로 책 모임이 이루어졌는데, 간략하게 9가지 정도의 주제로 정리해볼 수 있었다. 첫째, 농업의 이미지에 대한 것이다. 농업의 이미지가 뭘까? 식품기업들은 자연, 목장, 녹색의그런 이미지를 어떻게 왜 활용하는가? ‘닥터 0’이라는 과자가 한 때 붐이었던 적이 있다. 이 과자는 좋은 재료를 썼다고 홍보했고, 가격은 그만큼 비쌌다. 그런데 실제로 몸에 좋을까? 과자인데? 하다못해 코카콜라도 북극곰, 북극의 순수한 자연의 이미지를 마케팅으로 이용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초록의 이미지도 떠오른다. 유한킴벌리는 휴지를 만든다. , 나무를 베는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이다. 마켓팅을 통해 회사들은 환경을 지키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둘째, 우리나라의 (근대) 식품공업이 설탕, 밀가루 같은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않는 농산물을 가지고 발전해나갔기 때문에, 지금처럼 생산(농업)가공(공장)’이 연결되지 않고, 착취되는 듯한 구조를 지니게 된 게 아닐까? 미국의 원조 삼백(밀가루, 설탕, 면화)으로 인해, 기존의 조선시대 그 이상부터 이어져온 면화, 당 생산 산업이 무너지게 되었다. 원조라는 애매한 표현 상의 문제도 많은 학자들이 지적해온 바 있다. 사실상 미국에서는 남는 물자를 싸게 밀어내기 한 것이었다. 당시의 원조를 순수한 도움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시 농업과 농식품체계에 대해 공부하게 되면 역사, 정치, 외교, 현대 사회 체계의 전반에 대해서도 공부를 할 수 있다.

셋째, 이 내용과 연결되는, 50-51페이지를 보면 한국의 식량체제를 3시기로 나누어 특징까지 간략하지만 잘 정리해주고 있다. 세계식품체계도 산업을 위주로 설명했더라도, 기업의 인수합병보다는 시기를 나누어서 특징을 설명해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스터디를 더 해보고 싶다.

넷째, 물 부족과 농식품체계를 연결시킨 고찰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다. 다국적기업들 일부는 물이 부족한 지역에 들어가서, 마실 수 있는 물 체제를 만들어놓고는 주민들에게 비싼 값에 판매한다. 농작물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이러한 농업은 당장의 생산에만 주력해있기 때문에 순환농업일수가 없을 것이다.

다섯째, 책에서는 설명을 거의 하지 않고 관행농업, 생태농업 등의 개념을 넘나들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생태농업은 전통방식의 농업, 자연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고, 나오는 것을 다시 투입하고, 땅을 오염시키지 않는 것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생태농업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생태농업이 평균, 관행농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취지는 너무 좋고, 올바른 이야기이나 한국은 기후, 토양의 특성상 농지가 적다. 모두가 생태농업으로 바꾸게 되면 생태환경에는 좋겠지만, 우리는 당장 굶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농민들의 생활환경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대안적 결론이다. 생태농업으로의 전환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현재 농민들이 농약을 쓰는 등 지금과 같은 방식의 농법을 이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게, 제도를 마련 혹은 전환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직불금 제도 같은 것이 미리 마련된다면 다음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농업, 농민, 농촌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유기농 농업이 좋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여섯째, 디지털화=노동력 퇴출인가? 이 부분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도 함께 포괄적으로 고찰해볼 수 있었다. 농업에서 기술화, 디지털화라고 하면 누구나 스마트팜을 떠올릴 것이다. 신식 농업 기술. 스마트팜과 같은 기술이 발전하고 적용되는 것이 절대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대안적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지, 모든 사람들이 너나할것없이 요새 뜨는 사업이다 라는 생각으로 뛰어드는 건지 염려스럽다. 이러한 의견의 연장선상에서 일부 농민들은 스마트팜 기술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기업의) 대규모 스마트팜 밸리의 설치는 반대한다.

일곱째, 농산물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농업 노동력의 부족으로 인력은 필요하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에 사회적인 현상으로 이해를 못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농업노동력을 쓰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하고, 반면 농산물 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예민한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급여를 지불하고 나면, 본인들은 최저임금도 지키지 못하게 남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여기서 농민과 농업 노동자의 차이는? 농민들은 농업노동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해외에서는 거의 소가족농의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남의 집일 해주는 사람이 쉽게 말하여 농업노동자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을 살펴보면 사장도 농업노동자가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어떤 경우에서는 농업노동자의 벌이나 처우 가 더 나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양계산업을 살펴보면 하림이 시키는 대로만 생산한다. 즉 우리나라는 농민들이 곧 농업노동자인 것이다. 한국에서 농민과 농업노동자의 구분은 애매할 수밖에 없다.

여덟째, 급식이 한국의 식생활에서 매우 중요하다. 요새는 어디 외식을 가면 한가지(고기 등)만 먹거나 한가지에 밥인데, 급식을 통해 밥, , 반찬 여러 가지를 먹는 식습관을 만들 수 있다. 이 밖에 푸드리터러시에 관련된 내용이 최근에 핫한 내용인데 다뤄지지 않고 있어서 아쉬웠고 따로 더 스터디해보고 싶었다.

아홉째, GMO표기, GMO가 나쁜가? 더 많은 수확량을 위해 유전자를 개량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굶어죽는 사람들을 위해 유전자를 개량하는 것은 지지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수확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전자를 개량하는 것은 아니다. 수확량이 너무 남아 돌아서 바다에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유전자 개량은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 아무도 알 수 없고, 누군가가 책임을 져줄 수도 없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또한 유전자 개량은 생명을 대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유전자 배열을 마음대로 자르고 바꾸는 것인데, 먹을 것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라는 말 안에 포장되어 있지만, 이러한 행태가 계속해서 일어나게 되면 우리는 인간의 아기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유전자 조작을 하는, 생명을 조작하는 사회가 되어버릴 것이다. 생명권, 과학자의 윤리 문제와 필연적으로 함께 고찰해봐야하는 문제이다. 경제적 논리로만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면 반박이 어렵다. 경제적 윤리는 결국 효용성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자본주의 논리로 귀결되는 현대 사회의 근원적인 체제의 문제점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책은 농산물이 식품이 되기까지의 체계(환경)과 구조적인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종자 산업을 공부하다가도 거대 기업들의 독과점 병폐에 대해 필연적으로 다루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농식품체계에서도 나타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안으로 소비자의 운동 및 주체적인 올바른 먹거리 구입을 들고 있는데, 소비자의 활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농민의 활동을 이끌어내는 것보다 훨씬 실현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은것이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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