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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08년 8월
평점 :
「엄마」 불러만 보아도 마음 한 켠이 뭉클해진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우리 두 남매를 열심히 키우신 엄마. 부부가 같이 의지하면서 아이들을 키워도 힘든 상황이 허다한데 엄마는 혼자서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를 다 참아내면서 우리 둘을 키우셨다.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이젠 맘이 편해지려나 하니 몸 이곳 저곳이 조금씩 아프시다고 한다. 그도 그럴 할 것이다.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남편 여위고 지금까지도 계속 일을 하고 계시니. 이젠 하시던 일을 접으시어도 되지 않느냐 여쭈니 사람 보는 낙으로 하는 것이라 하신다. 혼자 시골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도 서글프겠지만 오고 가는 사람 보시고 이야기 나누시고 그게 좋다하신다.
어젠 시골에서 택배가 왔다. 엄마가 보내신 것이다. 바닷가가 가까운 곳이기에 다가올 추석에 쓰일 생선이며 제사상에 올린 필요한 것들을 챙겨 보내신 것이다. 보내지 말라고 말씀드렸건만 매번 이것 저것 챙겨보내시는 분이다. 일년 내내 먹을 생선은 거의 다 챙겨 보내주시고 직접 담그신 맛이 그윽한 장들 또한 매년 보내주신다. 결혼한지 십여년이 훌쩍 넘었건만 직접 해먹을 수 있다 하여도 김장철이면 여러 종류의 좋아하는 김치들을 해서 보내주시곤 한다. 엄마가 쓰실 김장이야 몇백 포기가 넘을런지 보내주는 것이야 얼마 되지 않는다 하시면서.
학교 졸업하고 첫 직장이 서울역 근처였다. 외갓집에 경조사가 있어 올라오셨던 엄마. 내손에 꼭 쥐어주시던 만원짜리 몇장이 아직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나도 월급을 받고 있건만 맛있는 것 사먹으라시며 쥐어주시던 마음이. 맏이한테 시집간다 하여 결혼초에는 속상해 하셨다. 당신이 맏며느리였기 때문에 힘드셨던 것을 생각하시어 속상하셨던 것이다. 시집을 보내 놓고도 딸의 출가를 느끼지 못하셨던 것을 명절에 실감하셨다 한다. 명절전에 도착하여 음식을 도와주던 딸이 오지 않으니 그때 느껴던 마음이 어떠하셨을까.
속상한 일이 있을 땐 엄마에게 그냥 전화만 하여도 눈물이 나오는 것을 표현하지 않아도 아시는 엄마의 속 깊은 마음을 그래서 엄마인가 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 못했던 표현이 서투른 딸의 마음을 아실런지 그래서 가끔 드리는 편지글을 아주 좋아하신다. 이번 추석에 엄마를 만나면 꼬~옥 한번 안아드리고 싶다.
이해인 수녀의 사모곡 「엄마」를 보면서 마음이 찡해지고 눈물이 핑 돌게 됨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지금 엄마이거나 앞으로 엄마가 될 엄마들이 꼭 한번 읽어보면서 우리들의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과 어떠한 엄마가 되고 싶은지 다짐도 할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