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역 - 기차는 지나치지만 마음은 머무르는 곳 문원아이 28
홍종의 지음, 이민선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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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주 어릴적 내가 기차를 타고 서울에 다녀갈 때는 아마도 9시간 이상은 걸린듯 하다. 초등학교 때 였으니 완행열차 밖에 없었고 기차안에는 시장 장터를 옮겨 놓은듯 하였다. 집에서 키우던 닭도 따끈따끈하게 익힌 옥수수이며 좌석배정도 없었기에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이고 노인들이 타면 벌떡 일어나야 했던 기억이 난다.  완행열차 지금도 있는지 청소역이라는 곳을 지나간 적이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몇일후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다. 시골에 가야 한다. 핑계 삼아 청소역을 들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루에 상행 4회, 하행 4회가 청소역을 정차한다고 하니 짧은 시간에라도 청소역을 머릿속에 담고 싶다.




초등학교 3학년인 그림이는, 작은 기차역인 시골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갓난아기로 반달역에 버려진 그림이를, 할아버지는 친손녀 이상으로 사랑하며 길렀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암을 앓고 있지만, 그림이와 마을 사람들에게는 아프다는 사실을 숨긴다. 밤이 되면 할아버지는 건널목에 몰래 가서,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열아홉 살에 집을 뛰쳐나간 외아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른다. 그림이는 할아버지의 아픔을 알지 못한 채 명랑하게 지내지만, 그림이의 마음 한켠에는 부모가 없다는 슬픔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죽음을 예감한 할아버지는 순명이 아저씨에게 죽기 전에 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하지만 아쉽게도 찾지 못한다. 할아버지가 그림이의 어렸을 적 그린 그림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어떠한 뭉클함이 .... 반달역 아저씨가 그림이를 키우신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제 할아버지가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림이가 그린 할아버지 얼굴처럼 화한 얼굴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떡갈나무 아래 고개 숙인 그림이의 어깨가 너무도 무거워 보인다. 청소역에 들리면 이 떡갈나무도 찾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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