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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살아있는 사람은 다 산다.... 엄마보다도 할머니를 더 좋아했던 나는 할머니가 안계시면 못 살것 같았지만 지금은 딸들과 잘 살고 있다 . 노환으로 돌아가셨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푸구이는 가족들의 죽음 앞에서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해방 전후부터 약 40년간의 중국 역사를 가혹하다는 의식조차 없이 묵묵히 살아낸 중국 민초들의 삶을 생명과 죽음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에서 기꺼이 인정한 작품으로...
이야기는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사람에게 늙은 농부 푸구이가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내용이다. 부유한 지주의 외아들이었던 푸구이는 전문 도박꾼 룽얼에게 걸려들어 하룻밤 만에 전 재산을 잃고, 초가집에 사는 농사꾼 신세로 전락한다. 성안에 의원을 부르러 갔다가 얼떨결에 국민당군에 끌려간 그는 2년 동안 전쟁터를 전전하다가 해방을 맞아 집에 돌아온다. 돌아와 보니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딸 펑샤는 벙어리에 귀머리가 되어 있다. 시름시름 앓던 자전은 불치병 진단을 받고 푸구이와 평샤는 고된 노동에 지쳐갈 무렵, 아들 유칭이 출산중인 현장 부인에게 수혈을 해주다 의사의 무지로 죽고 만다. 문화대혁명이 시작되고, 펑샤는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신랑 얼시를 만나 행복한 결혼을 시작한다. 펑샤의 임신 소식에 기뻐하던 것도 잠시, 아이를 낳던 펑샤는 유칭이 죽은 바로 그 병실에서 죽음을 맞고, 펑샤의 죽음을 괴로워 하다가 자전도 착한 아이들과 살았던 한평생을 흡족해하면 눈을 감는다. 푸구이는 사위 얼시, 손자 쿠건과 오순도순 그런대로 괜찮은 일상을 꾸려가지만 착한 사위 얼시도 운반일을 하다가 시멘트 판에 끼어 끔찍한 죽음을 맞고, 하나 남은 쿠건마저도 갑자기 콩을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정말 허망하게 죽고 만다.
푸구이의 일생은 누가봐도 고난의 연속이지만,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보면 그러한 고통 속에서도 분명히 존재하는 기쁨과 행복까지도 엿볼수 있다.
위화의 [허삼관매혈기]도 같은 시대의 작품으로 아내를 위해, 아들을 위해 피를 팔아 살아가는 한남자의 웃음과 눈물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