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 - 원형을 살려내고 반듯하게 풀어내다
김순이 지음 / 여름언덕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김순이님의 시집을 너무 잘 읽어서 가지고 있던 제주신화를 냉큼 꺼내읽었습니다.
제주신화는 지역적으로 본토, 특히 지배자가 있었던 곳과 많이 떨어져있었던 덕택에 신화나 전설이 무궁무진하게 살아있는 곳입니다. 전 제주입도 13년차 제주에 살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재미나고 영험하기까지한 제주신화를 절대 몰랐을겁니다. 미신이다 흉하다며 터부시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제주는 아직도 여러 습관에서 살아있고, 한라산이라하는 영험한 산을 가운데 두고 있는 곳으로서 제주신화라는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제주를 보는데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어딘가에서 들었던, 전설의 고향에서도 본것만 같은 내용들이 꽤 많아요.
또한 이런 연유로 제주에서는 이런 습관이 있구나 알게 되어 매우 흥미롭네요. 예를 들면 저승길을 하얀 개가 인도하는 신화가 있어요..그래서 제주에서는 하얀 개를 잡아먹으면 저승길을 못찾아간다는 말을 한다합니다.
제주신화는 다른 신화와 참 다릅니다. 제주여성들이 역사적인 환경적인 문제들로 인해 참 억세고 생활력이 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신화에서 여성을 자립적이고 진취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절대 남자에게 의지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제주에서는 의식적으로 이런 부분이 전해내려온 모양입니다.
저승과 이승을 왔다갔다하는 내용등은 다른 신화에서도 볼수있는 내용이라 역시 놀랍습니다. 각기 다른 시절 내려온 설화나 신화들이 어쩜 비슷한 내용을 하고 있는지요..
제주에서 자청비는 설문대할망 다음으로 유명한 신이에요.
유독 제주는 여신이 많아요. 꼭 제주가 삼다도라서 여성이 많은 것보다는 그만큼 여성분이 신이든 인간이든 활약을 많이 한거죠..ㅋ.
특히나 자청비는 남성으로도 변하는 양성구유의 인간이며 초능력자입니다.
제주가 강원도 못지않게 메밀밭이 많고 메밀로 만든 음식이 많아요.
항간에는 메밀이 찬 성질이 있어서 일본인들이 패망후 돌아갈때 제주도민들의 피를 말리기 위해 일부러 메밀씨를 뿌려놓고 갔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메밀은 자청비가 하늘에서 특별히 가져온 씨앗이었네요.
자청비는 사랑과 농경의 여신으로 특히나 척박한 제주를 위해 아무데서나 그리고 단기간에 성장하는 메밀이 꼭 필요했던 겁니다.
덕분에 지금은 메밀을 전통적인 빙떡으로, 꿩메밀국수 등으로 먹고 있고, 메밀밭은 관광지가 되기도 하지요.
제주신화는 일반신화와 조상신화로 나뉘는데, 문전신이나 조왕신, 정낭신등 문, 부엌, 현관 등을 지키는 신은 일반신화이지만, 조상에서 생겨나서 후손이 그 조상을 기리거나 혹은 같은 마을에서 그 조상을 기리는 조상신입니다.
제주신중 가장 유명한 신은 단연코 설문대할망이라 할수있습니다. 설문대할망은 제주를 만든 여신입니다. 갖은 고생끝에 제주의 곳곳을 만들어 하늘에 올라가려했으나 하늘에서 입고 온 옷이 다 낡아 날아가지 못했죠. 제주도를 만든 신이 여신이라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신임에도 불구하고 자행하는 자들이 많았다고 하네요.
제주신화를 읽고 제주에 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어요. 재미도 있었고요.
전 본디 독실한 카톨릭신자였지요. 하지만, 제주에 와보니 이런 모든 것이 미신이라 치부하기엔 너무나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환경과 문화가 바뀐 이상 이 공간에 맞춰서 사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에 이어서 일본인이 파헤쳐놓은 제주도에 관한 책을 읽어보려합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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