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쓰기 - 김훈 산문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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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작가는 아직도 원고를 원고지에 직접 연필로 쓴다죠..신문기고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산문들을 모았어요.
김훈작가는 소설에서는 큰 산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에세이에서는 동네할아버지 얼굴을 하고 다가옵니다. 처음 에세이를 접할 때 그 느낌이 싫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어떤 평범한 일상이 그려져있을까 궁금해집니다.

늙기와 죽기의 부분과 음식, 그리고 이순신을 이야기한 부분이 와 닿더군요.
늙어서 가장 못견디는 일은 젊어서 저지른 못된 짓과 비루한 삶이라고 하는데요. 저도 어려서 모르고 했던 일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리석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어요..
그리고 최근 음식의 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무심코 내뱉던 엄마의 말들..밖에서 밥먹으면 성격 나빠져..일리가 있는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의 걸작인 칼의 노래의 주인공인 이순신의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를 맘껏 풀어주셨네요. 전 한 인간의 고뇌로 받아들였는데, 장군으로서의 리더십으로 받아드리는 분들이 많으시군요.

작가는 맛에 대해 표현할때 참 말이 많아지고 수식어구가 늘어나는 것같아요..나이먹어갈수록 혀가 많은 맛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백석의 글도 많이 인용했는데 다음 읽을 책이 백석의 맛이라는 책인데, 잔뜩 기대되네요.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수확은 할매들의 시집을 알게 된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실버교육의 일환으로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쳤습니다. 사실 이 분들은 까막눈이라는 서러움에 자식들 교육에 온몸을 던지신 분들이나 마찬가지이죠.
우린 생각이 커나가기전에 글을 배워 우리들의 글에는 환상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할매들의 글에는 관념이나 추상이나 환상이 자리잡을 수가 없죠..그래서 담백하고 깔끔합니다..각 지역의 구수하면서 읽다보면 눈가에 눈물이 베어나는 글들에 목이 메어 괜시리 나이탓만 해보았네요.
할매들 시집 2권은 희망도서로 신청해두고 4권은 빌려왔습니다.
카타르시스를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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