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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잠자리 ㅣ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앨범
권정생 지음, 최석운 그림, 엄혜숙 해설 / 길벗어린이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도서가 있지만 [강아지똥]으로 유명한
권정생 선생님의 밀짚 잠자리를 만났어요
1983년에 처음 발표된 [밀짚 잠자리]가
엄혜숙님의 작품 해설과 함께 읽는 작가 앨범으로 길벗어린이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네요
섬세한 묘사와 아름다운 우리말이 돋보이는 글(고랑 대기, 무종 다리, 방천둑, 울 바지 등)
그리고 최석운 화가님의 사실적이고 화려한 그림이 만나 새롭게 탄생하였어요
이 책[밀짚 잠자리]는 물속에서 살던 애벌레가 껍질을 벗고
밀짚 잠자리가 되어 바깥세상 구경을 처음 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한참 날았다 싶은데 사실은 아주 조금밖에 날지 못하고
어디지 모르는 하나님 나라를 찾아 열심히 날아가고
여러 동물들도 만나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기, 탈탈탈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경운기에 놀라고,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기운이 하나도 없는 밀짚 잠자리는
잠이 들고일어나서 그냥 배가 고파서 하루살이들을 잡아먹었는데
'아이고 무서워라!, 도깨비가 나와서 우릴 잡아먹는다'
이야기를 들은 밀짚잠자리는 마음이 아파졌어요
별이 나오고 그리고 달님이 떠올랐어요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달님과 이야기하는 밀짚 잠자리
"그러니깐 말이지 이 세상은 아주 예쁜 것도 있고.
아주 미운 것도 있고, 그리고 아주 무서운 것도 있는 거야.
그러니까 기쁘고 즐겁고, 또 무섭고 슬프기도 하단다"
[밀짚 잠자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자연의 섭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어요
먹고 먹히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다른 생명을 먹으며 삶을 이어가는 모든 생명의 숙명을 선과 악으로 나누지 않고 결국 생명은 다른 생명을 통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풀 한 포기 작은 곤충 한 마리 모두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해줍니다
뒤편에 권정생 선생님의 삶을 따라가며 볼 수 있어요
살았던 집, 어린 시절 사진, 작품들, 그리고 직접 쓰신 유언장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이 말이 너무 마음 아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