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형랑
최정금 지음, 이부록 그림, 안지미 꾸밈 / 해와나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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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이야기 속에서도 반신반인 이야기가 있었네요.

그것도 <삼국유사> 속에 있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반신반인이라고 하면 그리스로마신화 속에 나오는 헤라클레스가 제일 먼저 떠올랐었는데 말이죠.

아주 먼 옛날, 멀리 떨어진 나라였지만 고대 사람들의 생각과 상상은 비슷했나봅니다.

인간이면서 신인 인물을 창조해냈으니 말이에요.

 

[비형랑]이라는 책제목을 보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어요.

주인공 이름은 '부리'인데 신라시대에는 우리 글이 없어서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서 우리말을 적던

이두를 사용했는데 '부리랑'을 이두 표기법에 따라 한자로 적으면 '비형랑'이 된다고 해요.

그러니까 [비형랑]은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을 이두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지요.

이제 책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이 되네요.

 

 





주인공 부리는 사슴뿔을 깍아 만든 어른 손바닥만한 단검을 가지고 있어요.

그 단검에 부리의 이름인  비형이 새겨져있죠.

부리는 대대로 섬기는 신을 일컫는 말이라고 해요.

부리의 어머니는 사량부에 살던 도화라는 평민의 딸이었고 선왕은 도화랑을 보고 한눈에 반했지만

인연을 맺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되어요. 저승에서도 도화를 잊지 못하여 상제의 허락을 받고 사람의

몸을 입고 다시 도화랑을 찾아오지요. 부리가 가지고 있는 단검은 선왕이 남기고 가신 것이에요.

이듬해 도화랑은 아들을 낳았지만, 선왕을 쏙빼닮은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문은 민심을 뒤흔들었기에

지금의 왕이 부리를 데려다가 궁에서 은밀히 키우게 된 것이죠.

그런데 선왕이 폐위가 된 이유는 신라의 골품제도를 비판했기 때문에 평민인 도화랑을 사랑한 것이

꼬투리가 되어 왕에서 쫓겨나게 된 것이지요.

  

부리가 지닌 두두검은 '두두리 왕이 될 자'라는 표식이고 사람의 몸으로 영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만이 두두리 왕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부리는 죽은자들의 왕이 되어 살아있는 자들과의 중간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실제 역사속에 등장하는 덕만공주도 등장을 해서 부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요.

참으로 재미난 판타지 소설이에요.

 

삼국유사에는 <도화녀와 비형랑>이야기가 아주 짧게 나와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이렇게 재미난 소설로

엮어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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