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세월 뒤로한 채 지긋이 눈감은 듯 말없이 앉은 스님 모습 감추어진 그 모습 뒤엔 발 해진 먹물 옷 사이사이로 고행의 눈물 자국만이.... -스님의 뒷모습 중--21p쪽
선인의 긴 수염 잠시 빌려 커다란 붓 만들고 울긋불긋 어우러진 단풍잎 따다 아름다운 물감 만들어 멋들어진 기암절벽 걸터앉아 -하늘 도화지 중--26p쪽
법당 한켠 방귀주인 이제야 몸밖으로 묵은 업장 한 방의 방귀되어 윤회의 굴레 속에서 아미타불 영접받아 시방세계 해탈하네 -방귀소리 중--33p쪽
많은 개미 식구들 이제사 가느다란 허리 펴고 합장할 제 스님개미 법좌에 앉아 부처님 법 설하네 -개미궁전 중--54p쪽
문 활짝 열고 반가이 손잡았더니 물컹 묻어나는 봄비린내 -봄비 중--74p쪽
휘영청 밝은 보름달 환한 미소 머금고 무언의 설법 설하니 '인연의 집착이 바로 고통의 시작이라 그 색을 미련없이 놓으라고" -천년 약속 중--98p쪽
말없이 타들어 가는 향내음 작은 가슴 적실 제 문틈 사이 반짝이는 샛별 밤하늘 가득 은가루 뿌려 포근히 나의 가슴 적셔주네 -실타래 중--105p쪽
작은 두 눈 시려 바라볼 수 없는 한 점 티 없는 파란 하늘 자비 사랑 가득하네 -100p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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