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 5
오노 후유미 지음, 김소형 옮김 / 조은세상(북두)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범국의 왕이 이렇게 간단히 명료하게 언급하는 것이 안국, 안국의 왕, 기린 엔키다. 500년의 치세를 누리며 활기찬 나라를 이끌고 있는 이들의 재위 초반 고전의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 있다. 작가가 상당히 애정을 가진 듯한 이 캐릭터들을 보는 기쁨과 더불어, 견랑 진군의 옛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이나 즐거웠던 권수이다.

겨우 인구 30만의 황폐화된 나라가 다시 일어나려 하는 바로 그 순간, 안국의 원주에서 반란이 일어난다. 그 반란의 소용돌이에 있는 엔키, 로쿠타. 유혈을 싫어하는 기린이면서도 한순간 인정에 이끌린 것이 나라를 내전으로 이끌게 된다. 원주가 원하는 것은 처음에는 자치권인 듯 하지만, 점점 그 욕심이 광대해간다. 그 와중 틈틈이 쇼류와 로쿠타가 처음 만난 봉래에서의 일, 로쿠타와 코우야가 만났던 과거 등등이 펼쳐진다.

정말 무서운 것은 지위나 재산을 원하는 것이 아닌, 칭송을 얻고 싶어 비극을 부르는 인간의 어리석음. 그것이 아츠유라는 인물을 통해 말해진다. 너무나 유유자적하던 왕, 쇼류의 진면목이 이 내전을 통해 정말이지, 위대하게 드러난다. 그간 왕이 게으르고 나태해 보였던 것은 개혁을 위함이었던 것인가? 정말 500년의 치세는 천명을 가진 왕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이구나 싶기도 할 정도. 뭐, 어쨌거나 이 시리즈는 오노라는 작가의 이상적인 세계 중 하나가 아니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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