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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boouk Vol.4 오리지널 - 2018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rawpress 의 부엌 vol4. 를 읽다. 이 책은 킨포크 느낌의 잡지이다. 이번 호는 부엌을 주제로 쓰였다. 책 제목도
부엌 그리고 a perfect blend of old and new 부제가 참 마음에 들다. 80년도에 있었던 보온물통 그리고 보온밥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을 소복히 퍼내는 장면이 바로 표지!
빈티지의 느낌이 나는 그런 느낌.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archive your memories and archive abd ephemera
추억들을 모으고, 수명이 아주 짧은 것들을 기록하다.
이 매거진에는 아날로그 부엌에 대한 요즈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 부엌에 대한 에세이, 식당을 운영하는 젊은 부부들의 인터뷰와 부엌 소개, 그리고 칼럼, 공간들, 사진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칼라 사진들이 많아서 잡지를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던 건 우리 어머니에게 부엌은 어떤 의미였을까 라는 질문이 머리 안에 생겼다. 한 평생을 보낸 부엌.
이 책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잔잔한 감동이 있는 부분들이 있다. 한 인터뷰에서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회상한다. 자신을 위해 도시락도 싸주고 그렇게 해주시던 할머니가 지금은 병원에 누워 외부도 못 나가고 못 돌아가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대목이 있다.
요양병원이 아닐까. 이런 생각부터...90년대 초반? 아마도 30대 초반일 듯 보이는 그녀의 말 안에서는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할머니와 부엌에 대한 추억들이 인터뷰를 하면서 깊게 떠오르지 않았을까 싶다.
또 어떤 분은 자신만의 카페를 꾸며 예전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 잠시 사용했던 것들을 전시하고 모으는 작업을 하는데, 나는 사실 현재 넘쳐나는 것들에 짓눌리고 부담스러워 과거의 것들을 되돌아 보지 않는 연습을 부단히 했다. 50년간 쓰던 찬장을 (차단스)
버리고 또 50년간 쓰던 식기들을 버릴 때 눈 질끈 감고 했으니....버리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상황 지경이 되어서야
그렇게 했던 ....부엌의 물건들...
하지만 나도 일제 보온 물병 2개정도를 챙겨왔다. 그 녀석들은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고 50년이 넘은 아이들이다.
일본서 사온 어머니의 귀한 물건들...사용하지 않더라도 집에 모셔두고 싶어 내가 챙겨온 것들이다
.
매거진이 만들어질지 진작 알았더라면 그 보온병들(화려하기 그지 없는)이 매거진에 실렸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더라.
역사가 깊은 것들이라 말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부엌에 대한 생각 그리고 과거의 낡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모으는 이들의 인터뷰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